[Culture diary] SWOT으로 보는 ‘정글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8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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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글북’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영화 ‘정글북’의 한 장면.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9일 개봉하는 영화 ‘정글북’은 보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려운 작품이다. 낯익은 원작소설 탓에 ‘아는 이야기’라 치부한다면 큰 오산이다. 정글의 세계를 그야말로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 그 공존의 중요성이 묵직한 메시지로 전해지기까지 한다. 뭉클한 이야기에 심취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도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어벤져스’부터 ‘겨울왕국’까지 스크린을 장악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왜 120년 전 소설을, 그것도 꾸준히 읽혀 익숙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을까. 답은 영화에 있다.

● STRENGTH(강점)…CG로 완성한 환상적인 정글

‘정글북’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아니다. 주인공 모글리를 제외하고 ‘인간 출연자’는 없지만, 이야기의 무대인 정글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은 마치 실제처럼 생생하고도 역동적이다. 첨단 컴퓨터그래픽(CG) 기술로 완성한 장면 덕이다. 영화는 오프닝에서부터 관객의 감성을 뒤흔든다. 모글리와 흑표범 바기라의 추격이 현란하게 펼쳐지면서 이것저것 따질 필요 없이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관객을 유혹한다. ‘정글북’은 숲에 버려져 늑대 무리에서 키워진 소년 모글리의 모험담. 무법자인 호랑이 쉬어칸의 위협 탓에 인간 세상으로 떠나는 모글리는 그 과정에서 자신을 이용하려는 곰 발루를 만나고, 목숨을 빼앗으려는 비단뱀 카아와도 겨룬다. 원숭이 왕 킹 루이와 대결은 한편의 뮤지컬처럼 흥겹다. ‘아이언맨’ 시리즈를 기획, 연출해 월트디즈니컴퍼니에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 줬다고 평가받는 연출자 존 파브르 감독의 실력이 다시 빛을 발한다.

● WEAKNESS(약점)…아는 이야기

‘정글북’은 고집스러울 만치 원작을 충실히 따른다. 모글리가 처한 상황에서부터 모험의 과정에서 만나는 동물들의 면면도 그대로다. 늘 새로운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의 호기심을 간과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야기의 힘은 그 세월만큼이나 단단한 법. ‘정글북’이 이를 증명한다. 영화는 단순한 소년의 모험담에서 끝나지 않는다. 좁게는 한 인간의 성장을, 넓게는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자연의 이상 신호를 마주해야하는 현실에서 ‘정글북’이 보내는 메시지를 흘려보내기는 쉽지 않다.

● OPPORTUNITY(기회)…‘역대급’ 동물 연기

동물이 주인공인 영화는 자주 나왔다. 최근 한국영화도 꾸준히 도전하는 분야다. 지난해 ‘대호’(호랑이), 앞서 ‘미스터 고’(고릴라)가 CG를 앞세워 가상의 동물을 스크린에 구현했다. 이에 만족한 관객도, 실망한 관객도 있다. 반면 ‘정글북’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그 수만 70여종에 이른다. 모글리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늑대와 호랑이의 대결, 코끼리떼의 이동은 완벽한 모습으로 눈앞에 펼쳐진다. 이는 첨단 기술력으로 영화의 한계를 부숴온 ‘아바타’와 ‘그래비티’ 제작진의 참여로 가능했다.

●THREAT(위협)…‘정글북’ 그 자체

가족영화로도 손색없는 ‘정글북’은 국내 개봉을 앞두고 가족 관객을 겨냥하기 위해 한국어 더빙 버전까지 제작했다. 앞서 ‘정글북’은 미국에서 대대적인 흥행을 거뒀고, 4월 중국에서도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국내 개봉 이후에도 이변이 없는 한 흥행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는 영화 ‘아가씨’의 최종 성적도 ‘정글북’의 파급력에 달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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