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절망했던 아이들, 학교와 함께 다시 일어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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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공생회, 네팔 신두팔초크서 교실 복원-신축 학교 기공식

23일 네팔 룸비니의 스리나와두르가 분황초등학교 준공식은 축제가 됐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과 학생, 마을 주민이 기념 촬영을 했다. 스리나와두르가 분황초등학교 내 새로 완공된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 네팔 아이들(아래 사진). 신두팔초크·룸비니=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23일 네팔 룸비니의 스리나와두르가 분황초등학교 준공식은 축제가 됐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과 학생, 마을 주민이 기념 촬영을 했다. 스리나와두르가 분황초등학교 내 새로 완공된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 네팔 아이들(아래 사진). 신두팔초크·룸비니=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마단 타방 군(15)은 지난해 4월을 생각하면 지금도 손이 떨린다.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한순간에 집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 날 학교에서 또 다른 절망감에 시달렸다.

“교실마저 초토화됐더군요. 제 희망이 담긴 곳인데….” 지진 후 흙바닥에 나무기둥을 세우고 양철판으로 덮은 임시교실이 생겼지만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추웠다. 책상도 부족해 흙바닥에서 엎드려 공부해야 했다. 그런 그가 “희망이 생겼다”며 웃었다.

25일 오전 11시(현지 시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동쪽으로 100여 km 떨어진 신두팔초크. 지난해 4월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곳이다. 이 지역 타나반장 산골마을(해발고도 2900m)에 위치한 홍연공립학교에는 당시 참상을 가늠케 하는 벽돌 잔해가 수북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주민 모두에게 축제날이었다. ‘지구촌공생회’(공생회)의 지원으로 교실 개보수가 이뤄진 데다 교실 4개로 된 학교 건물 기공식이 열렸다.

이 단체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차례 지낸 월주 스님(81)이 2003년 설립한 국제개발협력 비정부기구(NGO). 공생회는 14개국에서 2300여 개의 우물과 식수시설, 59개 교육시설 등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2008년 세워진 공생회 네팔 지부를 통해 총 8개 학교 건물을 최근까지 건립했고 신두팔초크 지역에 향후 8개 학교를 세울 예정이다.

기공식에 참석한 월주 스님은 마을 주민들과 추모 묵념을 한 후 “네팔 지진으로 3만6000여 개의 교실이 무너졌고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이 160만 명에 달해 도움이 절실하다”며 “아이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미래 동량으로 성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생회는 21∼27일 카트만두와 남부 룸비니 일대 학교 10곳을 돌며 학교 시설과 지진 피해, 추가 지원책 등을 점검했다. 곳곳에 무너진 건물 잔해와 난민용 천막이 보이는 등 지진 피해 여파가 여전했지만 아이들은 학교를 통해 치유받고 있었다.

23일 룸비니 루판데히 주 보우티와 마을에서 열린 스리나와두르가 분황초등학교 준공식에서 만난 부두 말라 양(10)은 “좋은 교실이 생겼으니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현지에서 달릿이라고 불리는 하층민이 사는 이 마을은 정부 지원도 넉넉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공생회 지원으로 학교 내 7개 교실이 완성된 것. 교실 건립을 위해 총 2억2000만 원을 공생회에 기증한 후원자들이 아이들과 포옹하자 주민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공생회 네팔지부 다와 라마 운영위원장(40)은 “절망하던 아이들이 교실이 생기자 꿈을 말한다. 네팔도 한국처럼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공생회는 학교 부지 선정과 부지 조성, 정부에 대한 민원 등 학교를 지을 때 현지인의 참여도 강조했다. 네팔 주민들이 원조에만 의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주 스님은 “‘자조(自助)’ 즉 스스로 돕고 협력할 수 있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원 문의 02-3409-0303
 
신두팔초크·룸비니=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네팔#분황초등학교 준공식#스리나와두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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