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더라도 ‘트럼프 현상’ 남아… 동맹국 부담 늘어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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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와카미야 前 아사히주필 기획… ‘미국과 대화하는 한중일’ 세미나

“미국 대선에서 설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지더라도 ‘트럼프 현상’은 남을 것이고 미국은 과거보다 동맹국의 부담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제럴드 커티스 미국 컬럼비아대 명예교수는 12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미국과 대화하는 한중일’ 세미나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미국 대선 이후 아시아 동맹국들의 안보비용 분담을 둘러싼 지역 내 혼란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는 “짐을 나누면 힘도 나눠야 하는데 미국은 힘을 나누는 데 익숙지 않고, 동맹국은 리스크를 지는 데 익숙지 않다는 점에서 동아시아에서 과거에 없던 문제가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핵보다 무서운 북한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故)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전 아사히신문 주필이 기획한 이날 세미나는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주젠룽(朱建榮) 도요가쿠엔(東洋學園)대 교수, 박철희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이시카와 요시미(石川好) 작가가 각각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을 대표하는 패널로 참석해 한중일의 외교 정책과 안보 문제 등을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폭넓게 토론했다.

역사 문제에 대해 박 교수는 일본 내 우익이 강해지면서 한국이 중국 편으로 기우는 현상을 지적하고 “일본이 자긍심을 위해 주변국 자존심에 상처를 준다면 지역 안정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중국은 급성장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정신은 과거 미국과 일본에 대한 콤플렉스와 피해의식을 버리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하고 “중국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이날 행사는 2014년부터 부정기로 열어온 ‘그러니까 한중일-연대의 재발견’ 연속 세미나의 일환으로 이번이 8회째다. 일본 국제교류센터가 주최하고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이 후원했다. 패널들은 세계사적으로도 이웃 국가가 사이좋은 경우는 거의 없지만 상대를 나쁘게만 보기 시작하면 의심이 증폭돼 결국 전쟁으로 간다며 평소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이들은 특히 각국 젊은 세대 간 소통에 기대를 걸었다.

행사는 또 지난달 28일 베이징(北京)에서 향년 68세로 급서한 와카미야 전 주필에 대한 추도의 자리를 겸했다. 패널들은 각기 고인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갑작스러운 별세를 안타까워했다. 행사에는 고인의 유족도 참여했다. 고인의 부인 리에코(理惠子) 씨는 행사 말미에 “참여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와카미야#트럼프현상#한중일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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