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유성준]인공지능의 도덕성을 연구해야 할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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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준 세종대 교수 빅데이터산업진흥센터장
유성준 세종대 교수 빅데이터산업진흥센터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대체하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 연구는 인간의 듣기, 말하기와 같은 언어 처리 능력, 시각적으로 물체를 인식하는 능력, 추론 능력 등을 포함한다.

인공지능은 어려운 문제다. 컴퓨터가 생각해야 할 경우의 수가 무한에 가깝거나 또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이번 알파고의 바둑을 보면, 그 경우의 수가 무한은 아니지만 무한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바둑 문제를 수많은 기보를 학습한 뒤에 컴퓨터가 제한 시간 내에 계산 가능한 유한의 범위로 치환하여 풀어낸 것이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경우의 수가 무한한 문제는 조금 다르다. 언어 처리가 그렇고, 영상 인식 문제가 그렇다. 우리가 스마트폰에서 구글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문자를 입력할 때 100% 완벽히 입력하게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아니 100%는 영원히 불가능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언어를 이해하고 기계가 인간과 대화할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그 경우의 수가 무한한 언어의 중의성 등과 같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 영상 인식에서는 한 사람의 얼굴이라도 나이, 조명, 자세, 표정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그렇기에 정확도를 100%로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인공지능의 직업 대체 가능성보다는 IBM의 왓슨이라고 하는 시스템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왓슨은 2011년에 미국의 유명한 퀴즈쇼에서 인간 챔피언을 물리친 바 있다. 이때도 왓슨이 모든 문제를 다 맞힌 것은 아니다. 현재는 영어에 한정하여 의료, 금융, 교육 분야 등에 적용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미국 ‘메모리얼 슬론 캐스팅 병원’에서 의료진이 5일 동안 확인하지 못한 병을 ‘급성 혈관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해 낼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왓슨과 같이 특정 분야의 지식을 취득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은 향후 인간의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보인다.

인공지능 기술은 상황별 요구에 따라 인간 생활에 서서히 진입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도덕성을 갖춘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동행 방법에 대한 연구를 깊이 있게 진행해야 할 시점이 됐다.
 
유성준 세종대 교수 빅데이터산업진흥센터장
#알파고#이세돌#인공지능#ibm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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