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네팔 현지 봉사활동, 내 꿈과 삶에 대한 태도 바꿔줬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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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CS Jeju 재학생 6인을 만나다

네팔을 방문해 지진 피해 주민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온 NLCS Jeju 재학생 6명이 최근 교내 캠퍼스에서 사진 및 영상 전시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최주리 양, 이호준 군, 이다은 양, 윤준우 군, 강신우 양, 이기현 군.
네팔을 방문해 지진 피해 주민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온 NLCS Jeju 재학생 6명이 최근 교내 캠퍼스에서 사진 및 영상 전시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최주리 양, 이호준 군, 이다은 양, 윤준우 군, 강신우 양, 이기현 군.
지난 21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국제학교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 제주(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이하 NLCS Jeju). 166년 전통의 영국 명문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LCS)의 첫 해외 분교로 2011년 제주영어교육도시(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문을 연 이곳의 1층 도서관 앞에선 사진 및 영상 전시회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

‘보다, 느끼다, 간직하다(SEE IT, FEEL IT, KEEP IT)’라는 슬로건 아래 14∼23일 열린 전시회는 NLCS Jeju 재학생 9∼12학년 6명이 네팔에서 찍어온 사진과 영상을 친구와 교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이 전시회는 우리가 기획하는 프로젝트의 시작이에요.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 지진 피해로 고통 받는 네팔 지역 주민들이 자립하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랍니다.” (NLCS Jeju 12학년 이다은 양)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NLCS Jeju 재학생들(12학년 이기현 군, 이다은 양, 이호준 군, 최주리 양, 10학년 윤준우 군, 9학년 강신우 양)을 최근 NLCS Jeju 캠퍼스에서 만났다.

‘공감하고 알리자’ 생각에 카메라 들고 네팔로

무너진 잔해에서 나온 콘크리트 판을 탁구대 삼아 즐겁게 탁구를 치는 소년들. 카메라를 향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소녀. 지진 피해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네팔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 4편과 사진 55점은 수준급이다. 지난해 10월, NLCS Jeju의 학생 6명이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도 차로 7시간 떨어진 산악마을인 가틀랑 지역을 직접 방문해 담아온 모습들이다.

가틀랑 지역은 NLCS Jeju 학생들이 1년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가는 곳. 지난해 봄,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네팔에선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가틀랑 지역의 집, 학교 등 주민들의 터전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을 학생들은 안타까움에 교내에서 ‘네팔 지진 피해 복구 모금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약 3개월 동안 40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았지만 금액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겪는 고통을 공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절감한 이들 학생 6명은 네팔 현지 상황을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상히 알리기 위해 의기투합해 카메라를 들고 네팔로 향했다.

12학년 이호준 군은 “현지에서 일주일간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소통하다보니 각자 찍은 사진마다 서로 다른 스토리가 만들어졌다”면서 “이야기와 사진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자는 생각이 전시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자발적 교과 외 활동…“진로에 큰 자양분”

이번 전시회를 연 6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팀 이름은 ‘아트리스(Artless)’. ‘꾸밈없다’는 의미의 팀 이름처럼 팀원들은 네팔 현지인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할 목적으로 과장된 사진이나 영상을 찍고 있진 않은지 늘 스스로 고민하고 점검했다.

이런 경험은 학생들이 가진 진로와 삶에 대한 태도를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됐다. 예전에는 단순히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것이 재미있어서 해당 분야 진로를 꿈꿨다면, ‘내가 찍는 영상이 왜곡되진 않았는지’, ‘영상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등을 스스로에게 치열하게 따져물었던 네팔에서의 경험 후 그들은 사진과 영상촬영이라는 행위 자체를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영화와 영상에 많은 관심을 가진 12학년 최주리 양은 이번에 네팔에서 찍은 영상을 ‘2015 국제 청소년 평화·휴머니즘 영상공모제’에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최 양은 “짧은 영상을 찍고 편집하더라도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어떤 의미를 전달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습관이 생겼다”면서 “미래에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하고 싶은 목표도 생겼다. 이번 경험이 진로를 꿈꾸고 계획하고 이뤄가는 데 큰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학교 차원에서 교과 외 활동 적극 지원

아트리스 팀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네팔 가틀랑 지역 사람들이 스스로 벽돌을 만들고 지진에 견딜 견고한 집을 직접 지을 수 있도록 교육여건을 마련해주는 것. 이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한 NLCS Jeju 교사들도 발 벗고 나서 외부 전시 장소를 소개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NLCS Jeju는 학생들의 교과 외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교내에서 진행되는 100여 개의 공식 교과 외 활동뿐 아니라, 학생이 원하면 분야 제한 없이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해외 명문대 입학전형 과정이 비교과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교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학생들이 다채롭게 생생한 경험을 하는 것은 NLCS Jeju가 세계 유수의 명문대에 재학생들을 진학시키는 우수한 실적을 내는 이유 중 하나다.

아트리스의 리더인 12학년 이다은 양은 “네팔을 방문하고 전시회를 기획하는 과정은 모두 우리가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했지만 전시회에 드는 비용은 학교 측에서 지원해주었다”면서 “제주공항과 서울 등지에서도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선생님과 교직원분들이 적극 지원해주고 팀원 모두의 열정이 있어 반드시 프로젝트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글·사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 NLCS Jeju 2016-2017학년도 신입생 모집 ▼

NLCS Jeju는 4월 27일(수)까지 2016-2017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NLCS Jeju 홈페이지(www.nlcsjeju.co.kr)에서 온라인 지원 후 구비서류를 학교 입학사무처로 보내면 지원할 수 있다.

NLCS Jeju는 이번 신입생 모집에 관해 다양한 정보를 학부모에게 전달하고자 찾아가는 소규모 입학설명회를 30일(수) 오후 2∼4시 대전 유성구 도룡동 롯데시티호텔 1층 루비룸에서 연다. 여기서는 학부모 대상 일대일 입학상담이 진행된다.

4월 16일(토), 22일(금)에는 각각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NLCS Jeju 캠퍼스에서 대규모 입학설명회를 연다. 여기서는 교사들이 학교를 소개하는 한편 재학생들이 학업 경험을 직접 들려준다. 입학 상담도 진행된다.

NLCS Jeju는 신입생 모집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임시 사무소를 열 예정. 입학설명회 참여 및 서울사무소 방문 문의는 NLCS Jeju 입학사무처(064-793-8004)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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