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불황 넘는 두 기업인… 상공의 날, 금탑훈장 ‘영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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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비 무한정”… “전기차 부품서 승부”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연구개발(R&D) 예산은 별도로 책정하지 않고 운영합니다. R&D 조직이 쓸 수 있는 예산은 전혀 통제를 하지 않는 만큼 무한정이라고 볼 수 있지요.”

가구전문회사 ㈜퍼시스 손동창 회장(68)은 “신제품 개발 등 R&D에 항상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83년 한샘공업주식회사(현 퍼시스)를 설립한 뒤 퍼시스, 일룸, 시디즈 등 다양한 가구 브랜드를 출범시키며 해외 6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임직원은 총 1300여 명. 사무직 400여 명 중 80명(20%)은 R&D 인력이다.

손 회장은 직원들이 R&D를 위해 뭔가를 산다고 할 때 “왜 사냐”고 타박한 적이 없다. 오히려 먼저 “새로운 설비를 왜 빨리 사지 않느냐”고 묻는다. R&D 인력이 예산에 구애받지 않고 무엇이든 실행하는 이유다. 퍼시스가 1989년 국내 최초로 가구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R&D에 대한 그의 애착 때문이었다. 퍼시스는 그 덕분에 독일 아이에프(iF) 디자인 어워드, 미국 우수산업 디자인상,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해외 디자인상을 석권해왔다.

퍼시스의 연간 매출액은 2199억 원(2014년 기준). 1989년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한 이후 20년 이상 연평균 20%가량 성장해왔다. 하지만 손 회장은 “기업의 성장은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라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퍼시스의 사훈은 ‘바로 알고 바로 살며 서로 도와 하나 되자’다.

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가 16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공동 주최한 ‘제43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선 지속적인 경기 불황에도 시장을 개척하며 경제 발전에 기여한 상공인과 근로자 226명이 상을 받았다. 은탑산업훈장은 현형주 현대모비스 부사장과 김해봉 조선내화 대표이사가 받았다.

자동차부품 회사인 삼보모터스㈜ 이재하 회장(62)도 이날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삼보모터스는 ‘오토 트랜스미션’ 부품을 최초로 국산화했다. 전기차 및 친환경자동차 부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며 세계시장을 개척해왔다. 현재 전문연구원 148명이 신기술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2575억 원(2014년 기준)에 이르는 매출액의 절반은 수출에서 나온다. 불황 속에서도 매출이 5년 전보다 67.4% 증가했다.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주일무적(主一無適)’. 집중을 통해 잡념을 버린다는 것이다.

이 회장도 해외시장 개척의 비결에 대해 “R&D 분야에 집중 투자해 내실을 다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동차의 품질과 기능이 매년 개선되고 있는 만큼 부품도 그에 맞게 앞서가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5년 뒤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차세대 먹거리를 계속 연구하고 현실화하는 걸 가장 중시한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상공의 날을 맞아 상공인들이 힘을 내서 경제를 바꾸고 기업을 바꾸고, 상공인 스스로가 변하겠다는 3가지 다짐을 실천해 나가자”고 말했다. 3가지 다짐을 위한 실천 과제로 △내수 확대를 통한 ‘쌍끌이 경제’로의 전환 △기업문화 선진화 △지속성장에 유리한 DNA 생성을 제시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연구개발#전기차#퍼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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