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옷도 차도 버렸다… 새로운 삶이 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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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싶다/미니멀라이프연구회 지음/김윤경 옮김/168쪽·1만3000원·샘터

아즈키 씨 가족이 함께 자는 침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개어두어서 낮에는 방에 아무것도 없다. 샘터 제공
아즈키 씨 가족이 함께 자는 침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개어두어서 낮에는 방에 아무것도 없다. 샘터 제공
‘미니멀’이 대세인 요즘, 삶의 공간을 미니멀하게 만들면서 삶 그 자체도 미니멀하게 바뀐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만화가 유루리 마이 씨, 정리 전문가 사카구치 유코 씨를 비롯해 회사원 이노우에 씨, 주부 아즈키 씨 등 평범한 사람들의 사연도 소개됐다.

주부 아즈키 씨가 버리는 생활에 눈뜬 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다. 전력난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없어 전기청소기 대신 빗자루를 쓰게 됐다. 조용하고 손쉽게 청소할 수 있었고 청소의 즐거움도 느껴졌다. 이어 자동차도 처분했다. 최소한의 물건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비축해 놓은 식품, 사용하지 않는 조리도구와 식기, 옷, 신발을 정리하면서 ‘허영심’도 함께 정리하게 됐다.

회사원이자 작가인 오하기 씨는 직장에서 입는 옷을 두 가지 패턴으로 제한했다. 구두는 네 켤레. 옷이 적으니 그는 오히려 차림새가 단정해졌다고 말한다. 셔츠는 꼭 다림질해서 입고 구두도 늘 깨끗이 닦는다. 그는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는 정말 필요한 물건만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이렇듯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이들은 버림으로써 더 큰 가치를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온갖 물건으로 풍요로운 21세기에 그 물건이 혹시나 스스로를 얽어매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싶다#미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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