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지구인이 사랑하는 어린왕자, 그 모든 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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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백과사전/크리스토프 킬리앙 지음/강만원 옮김/288쪽·2만4500원·평단

생텍쥐페리가 사랑에 빠진 간호장교에게 보낸 편지 속 그림. 어린왕자의 말풍선에는 “그녀에게 전화해도 늘 자리에 없다. (중략) 그녀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평단 제공
생텍쥐페리가 사랑에 빠진 간호장교에게 보낸 편지 속 그림. 어린왕자의 말풍선에는 “그녀에게 전화해도 늘 자리에 없다. (중략) 그녀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평단 제공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초·중학생의 필독서다. 고백하자면 그 시절엔 그 책이 싫었다. 왕자와 여우의 일화는 좀 진부하지 않나. 왕이나 술꾼, 가로등지기 같은 등장인물도 잘 이해가지 않았다. 워낙 유명하니 따라 읽었고, 다들 ‘좋다’고 하니 ‘나도 좋았다’고 말했을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 사람들은 ‘어린 왕자’를 읽는다. 책에 따르면 270개 이상의 언어와 방언으로 쓰인 ‘어린 왕자’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번역된 문학 작품이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 같은 구절은 다른 문화권 사람들에게도 통한다. ‘어린 왕자’는 만국 공통으로 공유된 하나의 문화 코드다. 게다가 파생상품은 얼마나 많은가.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삶과 집필 뒷얘기, 관련 콘텐츠 등을 소개한 이 사전은 어린 왕자의 팬뿐 아니라 어린 왕자에 대해 별다른 기억이 없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알프스 상공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중 갑자기 사라진 작가가 실종 전 스물세 살의 유부녀 간호장교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이나, 지구를 위협하는 우주 물체를 관찰하려고 미국에 세워진 재단 이름이 ‘B612’라는 사실 등 사소한 정보를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책 말미에는 원작 소설이 부록으로 실렸다. 어른이 돼 다시 읽는 ‘어린 왕자’는 좀 더 재미있게 읽히는 느낌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어린 왕자 백과사전#생텍쥐페리#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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