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협-전국인대 ‘양회’ 3일 개막
시진핑 집권후반기 청사진 제시… 국방예산 30%까지 증액 가능성
톈안먼 광장 등 대테러 경계 삼엄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개막을 시작으로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시작되면서 수도 베이징(北京)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책자문회의 성격의 전국정협 개막 이틀 뒤인 5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가 개막식을 갖는다. 양회는 두 회의가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개막 하루 전인 2일 베이징 중심의 톈안먼(天安門) 광장과 인민대회당 앞에는 소총을 든 무장경찰들이 증강 배치됐다. 당국은 양회 대표들이 묵는 숙소 22곳과 기차역 4곳, 지하철역 49곳 등에 1000여 명의 무장 병력을 배치하고 무장 순찰차 180대를 투입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주요 도로 56곳에는 임시 검문소가 설치됐다. 1일부터 16일까지 베이징 시계(市界)의 상공에서는 체육 오락 광고 등의 목적으로 비행 물체를 띄우는 것이 금지됐다.
이 같은 경계 강화는 요인들을 노린 테러 등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양회 기간에는 전국정협 대표 2229명과 전국인대 대표 2943명 등 5100여 명의 대표와 수행원 등 수만 명이 베이징에 집결한다. 지방 정부의 고위 간부 상당수도 상경해 중앙 정부 관료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다. 양회 취재를 위해 등록한 기자도 중국 언론 1900여 명, 홍콩·마카오 360명, 외신 약 1000명 등 3260여 명에 이른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5일 전국인대 개막식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같은 날 공개되는 국방예산 규모다. 지난해 성장률 목표치는 ‘7% 안팎’으로 제시됐으나 6.9%를 달성해 겨우 턱걸이를 한 수준이다. 올해는 6%대로 낮춰 잡아 사실상 ‘중저속 성장시대 원년’을 선언할지 관심이다.
올해 국방예산은 지난해 제시된 10.1% 증액이 최근 5년 내에 가장 낮았던 데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군사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일부에선 2016년 국방예산이 20%에서 많게는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폭적인 국방예산 증가는 남중국해 군사시설 건설 가속화와 함께 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일 사설에서 “미국의 군사비는 한 해 5000억∼6000억 달러로 중국의 4배에 이른다”며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해도 국민의 뜻에 부합한다”고 증액을 지지했다.
올해는 중국의 경제사회발전 13차 5개년(2016∼2020년) 규획(계획)이 시작되는 해로 이번 양회 기간 중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후반기 5년의 청사진도 제시된다. 특히 빈곤층 해소를 위한 이른바 ‘탈빈(脫貧) 공정’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좀비 기업’ 구조조정 및 과잉 생산시설 축소를 위한 방안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최근 석탄과 철강 산업 구조조정으로 18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그 일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집권 4년 차를 맞은 시 주석의 개인 권력 강화와 ‘당에 대한 충성’ 드라이브가 어떤 도전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양회 기간 토론이나 돌출 발언 등을 통해 기득권을 침해당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든 저항의 표시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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