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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막내 챙겨주고… 외둥이라면 몰랐을 함께 크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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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막내 챙겨주고… 외둥이라면 몰랐을 함께 크는 행복

이지은기자 입력 2016-02-22 03:00수정 2016-02-22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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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인구절벽/1부]<5>다자녀 부모가 말하는 장단점
“우리는 신나는 4남매” 19일 경기 남양주시 자택에서 만난 최성필, 손지선 씨 부부와 네 명의 아이들. 부모에게 번갈아가며 안기면서 “사랑해”를 외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다자녀 가족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느껴졌다. 남양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글을 배우기 시작한 첫째(6세)가 둘째(3세)에게 책을 읽어주고, 그 모습을 본 둘째가 똑같이 셋째(2세)한테 해주는 모습을 볼 때 감동이 밀려오지요.”(손가영 씨·33·여)

“번호 키를 누를 때 ‘아빠다’란 외침과 함께 아이들 넷(9, 7, 5, 4세)이 쪼르륵 달려와 현관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어요. 아이가 둘이 되면 네 배로, 셋이 되면 여덟 배로 행복합니다.”(고영빈 씨·39)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해도 아이 없이 살고, 아이를 낳아도 하나만 낳는 요즘 같은 시대에도 다(多)자녀 가족은 존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태어난 아이 중 셋째 이상인 경우는 4만3700명으로 10.1%를 차지한다. 그 비율도 2004년 9.6%에서 미미하지만 증가했다.

다자녀 가족은 인구학적으로도 중요하다. 2014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205명으로 전년(1.187명)보다 증가했지만 출생아 수는 43만5400명으로 전년보다 0.2%(1000명) 감소했다. 산모(15∼49세 가임 여성) 수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감소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 즉 인구가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이 대체인구 수준인 2.1명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자녀를 둔 부부들은 과연 무엇을 꿈꾸며 시대적 현상에 역행하는 삶을 선택한 것일까. 다자녀 육아의 좋은 점은 무엇이며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일까.

네 자녀를 둔 만화가 김인호, 남지은 씨 부부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자신들의 삶을 그린 웹툰 ‘패밀리 사이즈’를 연재한다. 가족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다. 김인호, 남지은 씨 제공
○ 부모만큼 소중한 형제, 자매의 사랑

동아일보가 다자녀를 둔 10가족을 대면과 전화, e메일 인터뷰를 한 결과, 다자녀 가족의 장점으로 ‘부모의 부족한 사랑을 형제, 자매가 채워줄 수 있음’(5가족)과 ‘작은 사회를 미리 경험함으로써 아이들이 경쟁과 배려, 양보 등을 배울 수 있음’(2가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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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2명(4, 3세), 딸 2명(5, 1세)을 둔 최성필(37), 손지선 씨(36) 부부는 “첫째 딸이 평소 엄마처럼 동생들 밥도 먹여주는 등 잘 챙기고, 동생들도 첫째를 보며 따라 한다”며 “자녀가 많으면 아무래도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분산될 수밖에 없지만 그 이상을 형제, 자매가 채워준다”고 말했다.

딸 3명(4, 2, 1세)을 둔 이미지 씨(33)도 “첫째가 어린이집 친구들에게 ‘난 동생이 둘이나 있어’ ‘빨리 집에 가서 동생들이랑 놀아야지’라며 자랑하는 모습을 볼 때 힘들지만 아이에게 형제, 자매를 만들어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아들 3명(8, 7, 5세), 딸 1명(2세)의 부모인 만화가 김인호(36), 남지은 씨(37) 부부도 “아이들끼리 어울려서 매일 신나게 논다”며 “부모가 놀아줄 필요가 없어 아이들이 더 크면 다자녀 육아가 더 수월하다”고 말했다.

반면 아이 한 명이 아프면 다른 아이들도 연달아 아픈 게 다자녀 육아의 가장 힘든 점(5가족)으로 꼽혔다. 세 자녀를 둔 손가영 씨는 “첫째가 유치원에서 감기를 옮아와 나을 때쯤 되면 둘째가 아프고, 둘째가 나을 때쯤 셋째가 아프다”면서 “이렇게 한 달이 간다”며 고개를 내둘렀다. 남지은 씨는 “아이가 아플 때도 힘들지만 아픈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내가 아프게 되는데, 그때가 가장 힘들다”고 덧붙였다.

○ 자녀 한 명과의 특별한 데이트

이들은 “다자녀를 키우려면 가족만의 원칙이나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필, 손지선 씨 부부는 “‘아이 중심’이 아닌 ‘부부 중심’으로 살자는 원칙을 세웠더니 부담감 없이 연달아 아이들을 낳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선 아이들 모두 생후 50일 전후에 독립적으로 잠을 재웠다. 오후 9시 이후엔 부부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이야기를 나눴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을 쉽게 연달아 ‘잉태’할 수 있었다는 것. 또 최 씨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아이 1명과의 특별한 데이트를 통해 다른 아이들 없이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오롯이 받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다.

딸 1명(8세), 아들 2명(5, 3세)을 둔 이소영 씨(37)는 “첫째를 인정해주는 게 우리 가족 다자녀 육아의 중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 씨는 “첫째가 중심을 잡아줘야 아이들이 서로 질서를 지킬 수 있다”며 “동생을 챙겼을 때 바로 칭찬해주고, 동생들 앞에서 누나에게 권위를 부여해준다”고 덧붙였다.

○ 입양한 막내딸 꽃 같은 존재


한편 첫째 딸(19세)보다 아홉 살 어린 둘째 아들(10세)을 낳은 조혜진 씨(45)와 입양을 통해 세 자녀 가족에 합류한 임모 씨(59)는 “나이가 들어 새롭게 아이를 키우면서 더 큰 육아의 기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조 씨는 “첫째 때와 달리 서너 시간만 놀아줘도 체력이 달려 힘들지만 ‘엄마가 제일 좋다’고 귓속말하며 잠드는 늦둥이 아들을 볼 때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들만 둘이라 딸을 키우고 싶었다는 임 씨 부부는 2006년 45일 된 막내딸(10세)을 입양했다. 두 아들은 모두 대학에 진학한 후였다. 임 씨는 “아들 둘을 키울 때는 바쁘고 사는 게 힘들어 제대로 육아를 하지 못했는데, 막내딸은 기저귀도 내가 갈고 밥도 내가 먹였다”며 “늘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딸은 적막한 집 안에 활력을 주는 꽃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 정부-지자체, 다자녀 가족 지원 확대 ▼

3자녀 이상 가구에 주택 우선 공급… 셋째 낳으면 장려금 100만원 주기도

“대상 제한 많아… 파격 혜택 있어야 출산 늘어” 지적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자녀 가정 지원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06년부터 미성년 자녀 3명 이상을 둔 무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 건설량의 10% 내에서 주택을 우선 공급하고 있다. 또 주택 구입 및 전세 자금으로 대출을 받을 때 0.5%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세 자녀 이상일 경우 세 번째 자녀부터는 연말정산에서 20만 원씩 공제된다. 원래 자녀 세액공제는 1명당 15만 원이니 5만 원은 더 공제받는 셈. 보육시설 및 아이돌봄 지원사업에서 우선 이용권을 제공하고, 전기료 및 도시가스 요금도 소액이지만 감면받는다.

2008년 이후 두 자녀 이상을 출산했다면 국민연금 출산 크레디트를 받을 수 있다. 두 자녀일 경우 12개월, 세 자녀면 30개월, 네 자녀면 48개월, 다섯 자녀면 50개월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으로 인정된다.

각 지자체는 주로 출산 장려금을 제공하는 형태로 지원한다. 예를 들어 서울 종로구는 둘째를 출산했을 때 50만 원을, 셋째 이상을 출산하면 100만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물론 지자체마다 장려금의 대상 및 액수는 차이가 있다. 다자녀일 경우 공공시설 이용료를 할인해 주거나(서울 강동구 성북구 등), 육아용품을 현물이나 현금 형태로 지원해주는(충남 홍성군, 예산군 등) 지자체도 많다.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월 24만∼25만 원의 활동지원금을 주기도 한다(서울 서초구, 광주시 등).

하지만 네 자녀를 둔 최성필 씨는 “다자녀 지원이 생활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내용도 소소하고 제한이 많으며 아이가 태어난 연도에 따라 전혀 혜택을 못 보는 경우도 있다”며 “세 자녀 이상 출산한 모든 가족은 정부가 제공하는 아파트에서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어야 다자녀 출산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인구#다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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