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北체제 언젠가는 궤멸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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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거리미사일 발사/김정은 다음 카드는]9일 전방부대 찾아 北 강력 비판
더민주 “흡수통일론은 아니다” 해명… 진성준 “北 인공위성 쏜것” 발언 논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을 두고 “북한 궤멸”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위원장은 9일 경기 파주시 육군 9사단을 방문해 “국방을 튼튼히 유지하고 경제가 도약적으로 발전한다면 언젠가는 북한 체제가 궤멸하고 통일의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선 7일에는 “소련이 핵이 없어서 국가가 무너진 게 아니다”라며 “국민의 삶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핵을 개발한다 할지라도 결국은 와해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이 ‘북한 와해론’에 이어 더민주당 내에서 금기시됐던 ‘북 궤멸론’까지 거론한 건 야권을 향한 ‘북한 감싸기’ 프레임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더민주당은 이날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을 처음엔 ‘자멸’이라고 했다가 최종적으로 ‘궤멸’로 정정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더민주당이 북한 붕괴를 전제로 한 흡수통일에 동의하는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는데 전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또 “김 위원장이 말한 궤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한 압력이나 제재를 통해 북한 체제를 붕괴시킨다는 ‘괴멸’(조직이 파괴돼 멸망함)이 아니라 핵개발에 몰두하면 ‘자멸’한다는 뜻”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 와해나 궤멸, 자멸 등의 단어를 놓고 북핵이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진성준 의원의 ‘인공위성’ 발언도 논란이 됐다. 진 의원은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북한은 위성이라고 발표했지만 대륙간탄도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위성을 활용하고 있다. 군사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고 답하자 “그러니 인공위성을 쏜 것은 맞네요”라고 했다. 진 의원의 발언을 보고받은 김종인 위원장은 “왜 (미사일이라는) 당의 결론과 다른 얘기를 하느냐”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도 정말 함무라비법전을 들고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자위권 확보 차원에서 미군의 전술 핵 재배치 등을 통해 핵 무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규탄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길진균 leon@donga.com·고성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김종인#북한#장거리 미사일#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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