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10년간의 대북제재 실패 결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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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거리미사일 발사/김정은 다음 카드는]AFP, 내부기밀보고서 인용 보도
“일부 회원국, 제재에 관심 없어”… 안보리 “중대한 추가제재 채택할것”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 이후 지난 10년 동안 지속된 유엔 대북 제재가 실패했다는 유엔 내부 기밀보고서가 공개됐다.

AFP통신이 8일(현지 시간)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의 효용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며 “제재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확대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330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북한이 능동적으로 제재를 회피하고 어기는데도 회원국들은 제재를 강화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원인을 진단했다. 일부 국가는 북한의 제재 위반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유엔을 무시하거나 세부 사항이 부족한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재재 대상에 오른 북한 기업들은 외국 기업에 대리인을 파견해 금지된 활동을 했고 외교관들이 중개인 역할을 하며 소수 국가와 거래를 했다고 설명했다. 사례로 거론된 북한 운송업체 ‘오션마리팀매니지먼트’는 2014년 블랙리스트에 등록됐지만 외국 국적 선박을 이용하고 외국 선원 차출과 선박명 재등록 등을 통해 제재를 피하고 영업을 계속했다.

보고서는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가 되기 위해선 모든 회원국의 헌신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새 대북 제재에 추가로 3개의 북한 기업체와 4명의 개인을 대상으로 자금 동결과 여행 금지 등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고 안보리 이사국들은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언론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 의장국인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다리오 라미레스 카레뇨 주유엔 대사는 “안보리는 중대한 추가 제재 내용이 담긴 새 대북 제재 결의를 신속하게 채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강도 높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여 결의안 채택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주성하 zsh75@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
#북한#장거리 미사일#미사일#유엔#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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