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빅3 최대실적… 잇따라 ‘매출 1조 클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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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수출 대박 한미약품 1위 등극… 녹십자도 백신 등 해외매출 27%↑
유한양행은 2년 연속 ‘1조 클럽’

국내 제약업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마침내 ‘대박’으로 돌아왔다. 한미약품, 녹십자 등 신약 개발과 의약품 수출에 꾸준히 진력해온 제약업체들이 지난해에 사상 최대의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미약품은 연이은 신약 수출 덕에 작년 매출이 2014년(7613억 원)보다 73.1% 늘어난 1조317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업계의 연 매출액 최고 기록은 유한양행(2014년 1조175억 원)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한미약품이 이번에 기록을 갈아 치웠다.

제약업계에서는 약품 매출만으로 연간 1조 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글로벌 제약기업 진입의 신호탄으로 삼는다. 2014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유일하게 ‘1조 클럽’에 가입해 있었다. 한미약품은 3∼5위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단숨에 매출액 기준 제약업계 1위로 뛰어오르면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녹십자도 지난해에 1조478억 원의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전년도 9753억 원에서 7.4%나 증가한 매출이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000억 정도로 추산된다. 이로써 연매출 1조 원이 넘는 국내 제약사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등 세 곳으로 늘었다.

특히 한미약품의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2014년만 해도 345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2118억 원으로 514.8% 증가했다. 순이익도 1623억 원을 내면서 274.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은 수출이 급증하면서 가능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에 당뇨병 치료제 기술을 수출하는 5조 원대의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금으로만 4억 유로(약 5000억 원)를 받기로 했다. 또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얀센 등 다국적 제약사들과도 총 8조 원에 가까운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얀센의 계약금은 1억500만 달러(약 1300억 원)였다. 이 금액 중 일부가 들어오면서 작년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계약금 중 5000억 원이 매출액으로 반영됐다.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의 성장도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2047억 원(누적)을 달성했다.

녹십자 또한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녹십자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백신 부문에서 독감, 수두 백신의 수출이 51.5% 늘었다. 덕분에 해외 매출은 전년도보다 27% 증가해 2054억 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대단히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선진국의 글로벌 제약업체들과 비교할 때 ‘구멍가게 수준’이란 평가를 받던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런 실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뒷받침하고 신약 수출을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제도적인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런 수출 대박은 오랜 투자의 결실이다. 한미약품은 2014년 매출의 20%인 1525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1871억 원을 쏟아 부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해 7개 신약 수출로 한미약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계속 연구개발에 투자해 좋은 약을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모 mo@donga.com·한우신 기자
#한미약품#녹십자#유한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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