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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1945년, 戰後 남은 것은 환희와 혼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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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1945년, 戰後 남은 것은 환희와 혼돈이었다

김윤종기자 입력 2016-01-30 03:00수정 2016-01-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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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년/이안 부루마 지음·신보영 옮김/464쪽·2만3000원·글항아리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네덜란드 군중으로부터 머리가 깎이고 타르 칠을 당한 여인. 글항아리 제공
네덜란드 출신인 저자는 1945년을 ‘0년’(Year Zero)이라고 부른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로 ‘환희→응징→고통→치유’라는 과정을 겪은 사람들의 내면에서 세계 체제의 전환이 일어났고 현대세계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에 1945년을 살아간 사람들이 남긴 구술을 토대로 이 책은 논픽션 다큐멘터리처럼 전개된다.

1945년 여름 연합군의 행군을 본 이들이 “연합군 탱크 위 군인은 성자처럼 보였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는 욕망으로 이어졌다. 연합군과 지역 여성 간 성관계, 나아가 성매매가 늘면서 성병에 걸려 입원하는 여성이 5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곧 대규모 기아에 직면한다. 논밭이 폐허가 된 데다 기후마저 악화됐다. 섹스와 음식에 대한 갈망은 ‘복수’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당시 체코슬로바키아 버드와이저 수용소의 독일인 죄수는 종일 고문을 당했다. 독일군에게 물질적 지원을 받은 여성들은 벌거벗겨진 채 처형됐다.

강대국의 이익 추구 속에서 전범들이 심판을 받지 않기도 했다. 한국 여성을 납치해 위안부로 쓰자고 제안한 일본군 오카무라 야스지 사령관은 한때 자신에게 군사훈련을 받았던 중국군 사령관 허잉친의 배려로 처벌받지 않았다. 731부대에서 마취 없이 산 사람의 내장을 빼내는 생체실험을 주도했던 일본군 의사 이시이 시로도 1959년 도쿄에서 편안히 사망했다. 미국은 그의 생체 실험이 중요한 기술 정보가 될 것으로 봤다. 일본에서 유학한 저자는 위안부 피해자를 ‘일본군 치하의 국가에서 납치된, 이른바 위안부는 사실 일본군 공창의 성노예’라고 정의할 뿐 아니라 2차대전 후 한반도의 분단 과정을 기술하는 등 1945년 한국의 모습도 세밀히 다뤘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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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년#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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