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車 떠났던 24명 1월 일터 돌아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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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합의 이끈 최종식 사장-홍봉석 노조위원장 인터뷰

쌍용자동차 노사 대표는 ‘쌍용차 사태’를 마무리짓기 위해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였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맨위 사진)은 인도 출장에서도 화상으로 교섭에 임했고, 홍봉석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집행부를 꾸린 이후 3개월간 조합원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쌍용자동차 노사 대표는 ‘쌍용차 사태’를 마무리짓기 위해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였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맨위 사진)은 인도 출장에서도 화상으로 교섭에 임했고, 홍봉석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집행부를 꾸린 이후 3개월간 조합원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쌍용자동차 사태로 회사를 떠났던 근로자 가운데 24명이 이달 복직한다. 지난해 12월 30일 쌍용차와 쌍용차 노동조합, 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쌍용차 정상화 방안 및 해고자 복직 등에 합의한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복직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66)은 13일 동아일보와 만나 “이달 말까지 총 40명의 신규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며, 노사 합의에 따라 이 가운데 약 24명 정도는 정리해고 및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근로자로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이후 당시 회사를 떠났던 2600여 명 중 무급휴직을 한 455명은 2013년 복직했으나, 나머지 해고 근로자들의 복직은 없었다. 1300여 명으로부터 복직 신청을 받았고, 복직 예정자는 이번 주 노사가 참여한 복직점검위원회를 열어 결정한다.

동아일보는 쌍용차 노사합의의 주역인 최 사장과 홍봉석 쌍용차 노조위원장(48)을 각각 13일과 15일 차례로 만났다.

○ 노사 모두 한발씩 양보해 합의 끌어내

6년여를 이어온 ‘쌍용차 사태’를 매듭지은 원동력으로 노사 양측은 모두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꼽았다. 최 사장은 “2014년 정리해고가 적법이라는 대법원 판결로 법적으로는 구조조정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복직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사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노조도 구조조정 대상자 입장에서 다리 역할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노사는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가압류 문제 △유가족 지원대책 △쌍용차 정상화 방안 등 4대 의제를 중심으로 32차례의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홍 위원장은 “협의 시작 후 9개월간은 진전이 잘 되지 않았고 서로의 입장 차이로 결렬 위기도 맞았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나 결국 노사는 양보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사측은 법적인 의무가 없었음에도 경영계의 부담을 감수하고 복직을 약속했고, 노측은 일괄 복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단계적 복직으로 한발 물러섰다.

○ 추가 복직은 경쟁력 제고에 달려

복직 합의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성공도 한몫했다. 티볼리는 지난해 내수·수출을 통틀어 6만3000여 대가 팔리며 쌍용차가 12년 만의 최대 실적을 내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최 사장은 “티볼리 출시로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복직 논의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고, 홍 위원장도 “티볼리로 현장이 활기를 되찾은 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최 사장은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매출액의 7∼8%, 금액으로는 2500억∼3000억 원 정도를 신차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며 “3년 내에 수익을 내는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티볼리 판매 목표는 8만5000대로 잡았다. 추가 복직의 시기와 규모는 신차 출시 결과에 달렸다. 쌍용차는 올 3월 ‘티볼리 롱보디’ 모델을, 내년에는 대형 SUV 렉스턴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티볼리 롱보디 출시를 앞두고 생산 물량을 늘렸기에 인력 수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회사 정책에 협력할 사항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 정리해고 사태 후 서로의 입장에 공감

사태를 겪고 난 뒤 노사는 서로의 입장에 공감했다. 최 사장은 “회사를 떠나면 사회와 단절되는 국내 노동자들 입장에서 ‘해고가 곧 살인’이란 측면을 부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약 3년 7개월간 일터를 떠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가 복귀하면서 일자리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일터를 떠났다가 2013년 3월 무급휴직자 복직 때 복귀했다. 쌍용차 노사는 희망기금 15억 원을 출연해 유가족은 물론이고 복직 대기자들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복직자들이 차츰 돌아오며 변화할 직장 분위기에 대해 홍 위원장은 “새로운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기우”라고 일축했다. 홍 위원장은 “내가 복귀할 때도 불안감이 있었지만 잔업, 특근에 잘 참여하며 다른 근로자들과 쉽게 융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많은 동료들이 복귀할 텐데 노조가 현장에서 이들과 소통하고 문화제 등의 행사를 열어 분위기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쌍용자동차#노사#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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