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실 접수한 구글, 사생활 침해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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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크롬북에 소프트웨어 무상제공
학생들 사용 습관 추적… 고발 당해

미국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구글의 노트북 PC인 ‘크롬북’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학생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8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구글이 사용 환경 개선을 이유로 학생들의 인터넷 사용 습관을 추적하면서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크롬 웹브라우저상에서만 작동하는 크롬북은 100∼200달러(약 11만∼22만 원)의 저렴한 가격과 교육 과정에 필요한 워드프로세서 관련 소프트웨어를 학교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파격 조건으로 학교 시장을 급속히 장악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0∼12월 미국 K-12(유치원∼고등학교 과정)에서 구입한 노트북 중 크롬북이 절반을 넘어섰을 정도다. 약 5000만 명의 미국 학생이 구글 크롬북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교육 정보화 사업 일환으로 노트북 PC는 기성세대의 연필이나 지우개처럼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교육 도구가 됐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구글이 크롬북을 쓰는 학생들이 방문한 사이트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검색 목록, 유튜브를 통해 시청하는 동영상을 포함한 인터넷 생활 습관까지도 수집해 축적하고 있다.

이달 초 디지털 인권단체인 일렉트로닉프런티어재단(EFF)은 미연방통상위원회(FTC)에 학생들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구글을 고발했다. 학생의 사용 습관을 모아놓을 뿐만 아니라 이를 ‘타깃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이 보고서를 쓰기 위해 특정 뉴스를 찾고, 관련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면 이를 외부 교육 서비스 회사의 광고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사용자 정보 수집은 나은 서비스를 위한 것이라며 사용자 정보는 익명화해서 처리한다고 맞서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구글#크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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