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12월에만 6차례 만났지만… 번번이 ‘빈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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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협상 또 결렬]이견만 확인하고 90분 회동 끝

여야 지도부는 20일 선거구 획정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의당의 새 제안을 새누리당에 던지며 절충을 시도했다. 기존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요구를 거둬들이는 대신 변형된 형태를 제안했지만 최종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정의당 안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하다”고 바람을 잡았고 새누리당은 “돌아가서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 정의당 제안 막판 변수로 부상

정의당 안은 비례대표 의석과 관련해 정당 투표에서 3∼5%가 나온 경우 3석, 5% 이상을 득표한 경우 5석을 우선 배정한 뒤 나머지는 현행 제도대로 진행하자는 것이다. 또 정당득표율과 의석 비율을 혼합해 최소 의석을 보장해주는 안도 제안했다.

새정치연합은 정의당 안을 던지며 꽉 막힌 협상의 돌파구를 열려고 했다. 양당의 공조는 범야권의 연대 포석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표는 “선거구 획정 부분은 새누리당이 달라진 입장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진척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우리가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게 없다. 정의당 제안은 기본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분위기로는 야당 안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막판 절충의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새정치연합은 투표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새누리당이 거부해 더 이상 논의에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정 의장, 선거구 획정안 직권상정 나설 듯


여야 대표는 선거구 획정 담판을 위해 이달 들어서만 벌써 6차례나 마주 앉았지만 매번 빈손으로 헤어졌다. 계속 평행선을 달리면 정의화 국회의장은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상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17일 공관 회동에서 선거구 획정안은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했지만 정 의장 측은 “원론적인 얘기일 뿐이다. 선거구가 법적으로 사라지는 무법 상태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반박했다.

정 의장은 28일 전후로 선거구획정위에 “현행 기준대로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해 국회로 보내라”고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행위에서 여야 공방으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 정 의장은 심사기일을 지정해 늦어도 30일 전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할 생각이다.

○ 막막한 쟁점법안 처리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온도 차가 컸다.

김무성 대표는 브리핑에서 “테러방지법안과 북한인권법안, 경제활성화법안 처리에 상당히 의견 접근을 봤다”고 설명했다. 여야가 21일부터 상임위를 즉각 가동해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상임위를 정상 가동해 제대로 심의하겠다고만 합의했지 쟁점이 해소됐다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21일부터 가동될 상임위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새누리당은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의 ‘연계 처리’를 주장하고 있어 여야 지도부의 추가 협상이 불가피하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선거구만 획정해서는 곤란하다”며 “민생경제 법안이 선거구 획정과 함께 처리돼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22일 본회의를 열자는 새누리당의 제안도 쟁점법안 논의에 진전이 없으면 본회의 개최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석 coolup@donga.com·민동용 기자
#선거구#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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