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기후협정 극적 타결… 승리의 주역들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3일 15시 34분


코멘트
역사적인 파리 기후협정 타결은 임기 후반기에 각종 국내외 역점 정책들을 일사천리로 성사시키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또 한번의 유업을 안겨줬다. 그와 함께 막후에서 세계 지도자들의 결단을 촉진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리더십과 이슬람 테러 위협 속에서도 마라톤 국제회의를 성공으로 이끈 프랑스 정부의 용기에도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파리에서 역사적인 기후 협정이 타결된 직후 성명을 내고 “취임 직후 기후변화를 추진해왔고 드디어 성과를 냈다. 이 성과는 세계 각국 정상,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의 수고와 더불어 미국이 보여준 리더십의 결과”라며 크게 기뻐했다.

그는 “취임 후 기후변화 관련 산업 육성을 했고 공화당 등 반대파들은 기후변화 정책이 일자리를 감소하고 미국 주력 산업을 죽일 수 있다고 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민간 분야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200여개 나라가 참여한 협정인 만큼 완벽한 협정은 아니겠지만 중요한 것은 더 깨끗한 지구를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노력에 세계 여러 나라와 정상들이 뜻을 모았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협상이 최종 타결을 앞두고 난항을 겪자 프랑스와 브라질,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참여국 정상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며 직접 막판 조율을 이끌어 냈다.

언론들도 이번 협약 성사시킨 ‘환경 이상주의자’ 오바마 대통령의 ‘현실주의 리더십’을 집중 조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 세계 국가들이 일률적으로 얼마만큼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라는 식의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각 나라가 각자 처한 환경에서 최대한의 성의를 보이도록 했다”며 공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돌렸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가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지난해 11월, 올해 9월 정상회담을 갖고 양해를 얻어낸 뒤 인도 등 다른 개발도상 국가들을 설득하는데 활용했다. 국내적으로도 이산화탄소세를 걷는다거나 개발도상 국가들에게 파격적인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공화당이 반대할 수 있는 급진적인 방안을 추진하지 않았다. 대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백만장자들에게서 투자금을 모아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하게 하는 ‘스마트 솔류션’을 만들어 냈다.

반 총장 역시 지난해 9월 기후변화 관련 대규모 뉴욕 맨해튼 시위에 직접 참석하는 등 이 문제의 이슈화에 정성을 쏟아왔고, 이번 타결로 모처럼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조정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 총장은 협정 타결 직후 주요국 정상들과 손을 들어 올리고 환호하면서 “여러분이 역사를 만들었다”며 공을 돌렸다.

반 총장은 특히 “파리 테러 직후에 기후총회라는 중요한 행사를 개최해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프랑스 국민의 용기에 감사한다”고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 실제로 파리 시내외에서 130명이 사망한 테러 2주 만에 150개국의 정상이 참가하는 총회가 열리자 프랑스 국내에서도 추가 테러 우려와 연기 주장이 나왔지만 프랑스 정부는 “테러에 굴복할 수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작년 이후 이 행사의 성공을 위해 외교력을 집중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과 정상 회담을 열고 인류의 재앙이 될 기후변화를 막도록 이번 총회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폐막일을 이날까지 예정보다 하루 늦추면서 협상 타결에 노력을 기울였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kyle@donga.com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파리 기후협정#파리 테러#반기문#오바마#시진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