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3대 기축통화로]달러 의존 줄여 외환리스크 축소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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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본 중국行… 국내서도 이탈 우려…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위안화가 명실상부한 국제통화로 부상하면서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이런 변화는 한국에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자유무역협정(FTA), 통화스와프 협정 등으로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 그만큼 한국 경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우리가 금융 부문에서 달러화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안화가 그 역할을 일부 대신한다면 위험 분산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며 “외환보유액의 건전성도 좋아지고, 금융 안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꾸로 중국 경제에 큰 문제가 생길 경우 한국이 받을 충격이 커질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이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고 자칫 한국의 자본시장이 중국에 예속될 위험이 있다”며 “지금까지 국제통화로 인정받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자제해 온 중국이 앞으로 위안화 가치를 내린다면 우리 수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세계 각국에서 국제통화가 된 위안화의 수요가 지금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가치는 지금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금융시장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 반열에 올라서면서 중국이 미국, 유럽처럼 경기부양책을 자신 있게 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시장의 호재로 꼽힌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으로 중국 정부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이를 통해 풀린 유동성이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의 신뢰도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 자본시장이 더 개방될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한국 시장의 자본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의 국제화에 발맞춰 정부도 이를 국내 시장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서울에 이어 내년에는 중국 상하이에도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열 계획이다. 지난 1년간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22억6000만 달러로 원-달러 거래량의 26.4% 수준까지 늘었다.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도 지난해 9월 2억4000만 달러에서 올해 9월에는 9억3000만 달러로, 1년 만에 약 4배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이 위안화 허브로 성장하려면 위안화를 이용한 무역거래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위안화 금융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구축해 놓은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금부터는 개별 금융회사들이 위안화 금융상품을 얼마나 개발하고 판매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위안화 채권 발행, 무역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1일 열린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장 1주년 기념 콘퍼런스에 참석해 “위안화 외평채 발행 및 중국 기관의 국내 위안화 채권 발행, 국내 은행의 중국 기업 위안화 대출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정임수·신수정 기자
#중국#위안화#기축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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