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de GyengBuk]“대한민국 자존심 되살리는 계기되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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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宗)의 정신]종가문장 디자인한 백명진 서울대 교수 인터뷰


경북의 종가 문장(紋章)은 서울대 조형연구소가 개발했다. 디자인을 주도한 백명진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사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종가 문장은 어떤 의미가 있나.

“종가들이 문장을 개별적으로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경북도의 문화유산 발굴 프로그램으로 제작했다. 유럽과 일본처럼 문중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과 다른 점이다. 자치단체의 이 같은 기획은 미래지향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했나.

“종가별로 간직하고 있는 가문의 역사와 구성원들의 철학, 이념 등을 시각화하면서 과거지향성의 한 방향과 현대적인 느낌을 적절히 융합하려고 했다.”

―어려웠던 점은….

“가문마다 고유한 스토리텔링을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체로 국가에 대한 충성, 조상에 대한 효성, 사회적 기품이 공통적 내용이었다. 종가에서 원하는 디자인의 방향을 수용하면서도 디자인 제작진의 창의적 전문성을 적절히 투입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종가 문장의 활용 방향은….

“소유권은 경북도와 해당 종가 그리고 지식재산권의 일부는 연구 주체인 서울대에 있다. 그러나 사용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종가라고 본다. 개인의 이익이나 경제적 목표보다는 문화적이고 공공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종가 문화에 대한 전망은….

“종가 문장이 종가의 자부심, 경북도의 자긍심,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되살려 내는 데 필요한 문화적 유산 가운데 하나가 되면 좋겠다. 지금 시대의 기준으로 보면 종가만이 문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가문이나 문장이라는 상징적 심볼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문에서 문장이라는 시각적 미디어를 가지지 못했던 것은 경제적 기술적 문화적 양식의 부재라기보다는 개념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이 사업을 통해서 보다 많은 가문이 자발적으로 문장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가문의 자부심을 갖게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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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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