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수현씨 “무료 셰프학교 덕에… 요리사 꿈 이뤘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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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뉴스쿨’ 출신 호텔인턴 박수현씨

“호텔에서 새우잠을 자고 새벽부터 일할 때도 기운이 나요.” 박수현 씨(22·여·사진)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박 씨는 올해 4월 27일부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연회조리부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지금 일을 하게 된 건 2012년 겨울 학교 게시판에서 본 공고 덕분이다. ‘푸드 분야 직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국내 최정상 셰프와 서비스 전문가들이 탄탄하게 교육합니다.’ SK행복나눔재단이 저소득층 19∼29세 청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SK 뉴스쿨’은 1년 교육비가 무료였다. 1년간 전문대 호텔외식조리과를 다녔지만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만 했다고 생각한 박 씨는 당장 휴학하고 지원했다.

“고기에 시즈닝(향신료와 허브를 첨가해 양념하는 것)을 하고 닭 뼈는 물과 함께 시머링(약한 불에 부글부글 끓이는 것)하세요.” 첫 수업 날 박 씨는 당황했다. 그래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까지 있는데 조리 용어를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박 씨는 매일 레시피 노트를 정리하며 열심히 연습했다.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가 뒤섞인 원서는 번역하는 데만 몇 시간씩 걸렸다. 오후 6시 수업이 끝나면 3시간 넘게 무 써는 연습도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그림일기장에 ‘나의 꿈은 요리사’라고 쓴 뒤 박 씨의 꿈은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대출을 받아 대학에 진학했다. 실습비 때문에 늘 학비가 부담이었다. 허브나 아스파라거스 같은 식재료를 사서 연습해 볼 엄두는 내보지도 못했다. 그런 박 씨에게 SK 뉴스쿨은 행운이었다.

SK 뉴스쿨 졸업생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94명. 이 중 145명이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W서울워커힐호텔 등에 취업했다. 1인당 연간 1570시간 교육에 2000만 원이 지원된다. 내년 신입생은 12월 27일까지 모집한다. 자세한 사항은 SK 뉴스쿨 홈페이지(sknewschool.com)를 참고하면 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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