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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더 키운 영덕원전 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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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더 키운 영덕원전 주민투표

김재영기자 , 장영훈기자 입력 2015-11-13 03:00수정 2015-1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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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관리위 차량이 주민 실어날라” vs “블랙박스로 투표주민 몰래 촬영”
민간주도 찬반투표 공정성 논란
12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농협에 마련된 영덕 원자력발전소 유치 찬반 투표 개표소에서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투표함을 옮겨 개표를 준비하고 있다. 11, 12일 이틀간 주민투표가 진행됐지만 부정투표 논란까지 일면서 주민 갈등만 깊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덕=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민간단체 주도로 실시된 경북 영덕의 원자력발전소 찬반 투표가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투표는 11일 오전 6시부터 시작돼 12일 오후 8시 끝났다. 반핵 단체들로 구성된 영덕핵발전소 유치 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가 주관했다. 개표는 영덕읍 영덕농협 회의실에서 수작업으로 했다.

그러나 원전 유치 찬성 측은 투표인 명부가 투표 이전에 확정되어야 했지만 중간발표 때마다 그 수가 계속 늘어나 반대 측이 우호 표를 모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일부 지역에선 투표관리위원회 명의의 승합차량이 주민을 투표소까지 태워 줘 반대를 유도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원전 반대 측은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투표소 앞에 승용차를 세워 놓고 블랙박스로 투표하는 주민들을 몰래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투표 과정을 놓고도 찬반 양측이 서로를 비난하고 있어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지역 갈등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투표는 찬반 양측의 신경전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이뤄졌다. 투표소 20곳은 대체로 한산한 편이었지만 달산면 지품면 등 송이 주산지 쪽이 투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임모 씨(60·지품면)는 “영덕은 송이도 유명한데 원전이 생기면 청정 영덕의 이미지가 망가져 농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 씨(44·영덕읍)는 “자율적으로 투표해야 하는데 원전을 찬성하려는 낌새만 보이면 안 좋은 시각으로 쳐다봤다”며 “지역민이 아니라 외부 사람들이 투표를 진행하고 결과를 만들어 가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투표를 반대한 영덕천지원전추진특별위원회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공공기관이 투표를 진행하지 않아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12일 성명서에서 “투표추진위원회가 사전에 확보한 인명부는 1만2008명이지만 현장 추가 등록을 받아 11일 하루에만 4226명이 늘어나는 등 계속 숫자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명부는 첫날 투표자 7985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4226명이 당일 현장에서 등록한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에선 투표일 직전에 영덕군에 주민등록을 하고 투표한 경우를 걸러 내지 못한 문제도 지적됐다.


이완섭 영덕천지원전추진특별위 홍보기획팀장은 “투표장에 들어가는 인원과 투표추진위원회가 발표한 현황이 11일 하루에만 1000명 이상 차이가 났다”며 “공정성 논란을 없애려면 인명부와 모든 자료를 공개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투표관리위 측은 “행정기관이 명부를 제공하지 않아 반대 서명자 위주로 명부를 자체 제작했고 투표하겠다는 주민의 신청을 받다 보니 인원이 늘어났을 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는 이번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특화 병원과 명문 초중고교 육성, 종합복지센터 설립, 농수산물 친환경 인증 시스템 구축, 원자력연수원 및 첨단 열복합단지 등 지난달 영덕군에 제안한 ‘10대 지원 사업’을 중심으로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찬성 여론을 넓힐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투표는 주민투표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지역민 전체 의사를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요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 의견을 반영해 안전한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영덕=장영훈 jang@donga.com / 김재영 기자
#영덕원전#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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