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신곡 선정성 논란, 승자는 결국 출판사 ‘동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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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판매량 6배 껑충, 베스트셀러 올라
출판사 사과에 노이즈마케팅 의심도

11일 예스24 어린이 도서 분야 1위에 오른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10일 동녘출판사는 자사 페이스북에 아이유의 노래 ‘제제’ 선정성을 비판한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인터넷 캡처
11일 예스24 어린이 도서 분야 1위에 오른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10일 동녘출판사는 자사 페이스북에 아이유의 노래 ‘제제’ 선정성을 비판한 입장을 번복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인터넷 캡처
결국 승자는 ‘동녘’ 출판사?

가수 아이유(22)의 신곡 ‘제제(Zeze)’를 둘러싼 선정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제제가 주인공인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J M 바스콘셀루스)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판매량도 6배 이상 급증했다.

11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제제’ 논란이 본격화한 6일 이후 11일까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판매량이 5일 이전 동일 기간보다 6.3배나 증가했다. 예스24에서는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가 어린이 도서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예스24 관계자는 “6일 이후 1000부 이상 판매되며 이전보다 6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신간이 출간돼도 1쇄(2000부)가 판매되기 어려운 출판시장 불황 속에서 약진한 셈이다. 하지만 이 책을 낸 출판사 동녘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출판사 페이스북에 “책 판매량이 급증했던데 돈 좀 벌었느냐”라고 비아냥거리는 글이 올라오는 등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노이즈 마케팅’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동녘은 5일 자사 페이스북에 “아이유가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주인공 ‘제제’를 성적 대상으로 삼아 유감”이라고 비판하면서 선정성 논란의 불을 지폈다. 아이유의 신곡 ‘제제’의 가사 중 ‘넌 아주 순진해. 그러나 분명 교활하지. 어린아이처럼 투명한 듯해도 어딘가는 더러워’라는 대목을 문제 삼은 것. 이후 SNS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거셌다.

결국 동녘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석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한 점에 사과를 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출판계는 동녘을 감싸는 분위기다. A출판사 관계자는 “동녘은 그런 식으로 장사하는 출판사가 아니다. 정말 아이유 가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비판했을 뿐인데 예상치 못하게 책이 많이 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녘 관계자는 “누가 그런 식으로 책을 팔 생각을 하겠는가? 책 판매로 이어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녘출판사는 1977년 사회과학서를 전문으로 내던 ‘광민사’가 모태다. 박정희 정권 시절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이태복 씨(전 보건복지부 장관)가 설립했으며 이후 동생 이건복 씨가 인수해 1980년 이름을 동녘을 바꿨다. 노동운동, 사회과학, 철학 분야 책을 내왔다.

아이유도 손해 본 건 없다. 논란의 주인공이 된 ‘제제’의 음원은 엠넷닷컴 음원 11월 두 번째 주(2∼8일) 주간 차트에서 전주보다 13계단 상승한 4위를 차지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아이유#제제#동녘 출판사#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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