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창신동 ‘재봉틀 소리’ 다시 커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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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봉제박물관-거리 조성… 봉제산업 제2 전성기 지원

봉제업으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2017년 9월까지 봉제박물관(위쪽·조감도)이 들어서고 주변은 봉제거리로 꾸며진다. 서울시는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봉제업을 활성화해 패션업, 관광업 등 관련 산업 발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 제공
봉제업으로 유명한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2017년 9월까지 봉제박물관(위쪽·조감도)이 들어서고 주변은 봉제거리로 꾸며진다. 서울시는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봉제업을 활성화해 패션업, 관광업 등 관련 산업 발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 제공
국내 최대 패션 메카인 동대문시장 북쪽의 서울 종로구 창신동은 오래전부터 봉제업으로 유명한 곳이다. 매일 아침 동대문시장의 상인들은 이곳의 봉제공장에 옷을 주문하고 생산된 옷을 받아 판매했다. 1960년대 이후 섬유산업 호황으로 봉제업은 창신동을 중심으로 장위동 중림동 청파동 아현동 공덕동 일대까지 확대될 정도로 번성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중국과 동남아에서 만들어진 값싼 기성복 수입이 늘고 봉제업이 ‘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업종으로 인식되면서 창신동 일대의 공장들도 문을 닫기 시작했다. 산업 기반이 무너지자 마을도 활기를 잃기 시작했다. 봉제업은 명맥만 유지한 채 창신동 일대는 서울에서도 도시 재생이 가장 시급한 지역으로 전락했다. 최근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만들려고 하자 봉제업자들이 “고가도로가 없어지면 현재 생업 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현재 창신동 일대에 남은 봉제업체는 1116개.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3300여 명에 이른다. 서울시가 창신동 봉제업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이곳에 ‘봉제박물관’을 세우고 이를 중심으로 ‘봉제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봉제박물관은 봉제공장들이 가장 밀집한 창신동 끝자락 266.8m²의 터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조성된다. 내년 9월 착공해 2017년 9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물관에는 창신동 봉제업의 과거와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각종 자료가 전시되고 봉제 장인들이 방문객들에게 직접 기술을 전수하는 체험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또 서울시는 열악한 봉제업 작업환경 개선사업을 위해서 기존에 업체당 최대 270만 원이었던 지원금을 350만 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매년 ‘봉제인의 밤’ 행사를 개최해 우수 업체의 성과나 사례를 공유한다. 산업 발전에 공헌한 ‘올해의 패션·봉제인’도 선정한다. 또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봉제박물관∼낙산 성곽길로 이어지는 봉제거리 주변은 보도, 간판, 건물 벽면 등 환경 정비를 통해 일반인들이 쉽게 찾아와 구경할 수 있도록 꾸밀 방침이다.

‘서울 일자리 대장정’을 진행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창신동 봉제박물관 터를 방문해 “전 세계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동대문 패션타운은 쉼 없이 재단하고 재봉틀을 돌리던 봉제업자들이 있어서 가능했다”며 “앞으로 서울시가 각종 지원 정책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이루고 패션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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