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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채택 ‘지속가능개발목표’ 동참 약속한 한국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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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채택 ‘지속가능개발목표’ 동참 약속한 한국의 역할은

조숭호기자 입력 2015-10-13 03:00수정 2015-10-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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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창설 70주년]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아일보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공동 주최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실천을 위한 한국과 유엔의 역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SDGs는 설립 70주년을 맞은 유엔이 2030년까지 절대빈곤 등을 퇴치하기 위해 채택한 글로벌 약속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지난달 말로 70주년을 맞은 유엔은 개발정상회의에서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채택하고 2030년까지 이를 이행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구상’을 위해 향후 5년간 2억 달러(약 2320억 원)를 지원하고 새마을운동을 ‘신(新)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국은 매년 이행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을 정도로 우리 삶 전반에 SDGs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동아일보는 KOICA와 공동으로 SDGs와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한 전문가 간담회를 마련했다. 》


▼ “개도국 농촌 개발해야 빈곤 퇴치… 한국 경험 큰 도움될것” ▼


지속가능개발목표와 한국


9월 말 유엔 총회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채택함에 따라 한국도 이를 이행할 의무가 생겼다. 한국은 SDGs에서 거버넌스(선정·善政), 교육, 과학·기술, 성 평등, 새마을운동 등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6·25전쟁 직후의 극빈국에서 반세기 만에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모두 이뤄낸 한국만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유엔의 지원으로 일어선 한국은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해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했다.

동아일보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SDGs 체제에서 한국이 맡을 역할과 과제를 점검했다. 참석자는 김성택 한국수출입은행 선임부행장, 김인 KOICA 전략기획 이사, 김학수 국제지도자연합 세계총재, 박장호 국무총리실 개발협력정책관, 손혁상 국제개발협력학회 회장(경희대 교수), 이용수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전진철 ㈜CJ 상무다(가나다순).

―유엔은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에 어떤 기여를 했나.

▽김학수 총재=1945년부터 1960년까지 총 해외원조는 29억 달러였다. 이 중 유엔이 5억7900만 달러로 약 20%를 차지했다. 유엔은 한국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왔고 경제·교육 지원으로 지금의 한국이 있게 해줬다.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현황은….

▽이용수 국장=2014년 기준 ODA는 18억5000만 달러로 국민총소득(GNI) 대비 0.14%다. DAC(0.3%) 평균에 못 미치지만 최근 5년간 DAC 회원국 중 ODA 증가율이 가장 높다. 앞으로도 증액 기조를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비구속성 원조를 늘리고 원조 투명성도 높이겠다. 박근혜 대통령도 유엔에서 2016년 원조 투명성기구(IATI) 가입을 천명했다.


―우리나라 ODA가 갖고 있는 정책적 과제는 무엇인가.

▽박장호 정책관=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3위지만 ODA 규모는 16위다. ODA 규모를 더 늘리면 좋지만 세금을 무한정 늘릴 순 없다. 국격도 제고하면서 원조 효과도 있어야 한다. ODA가 유·무상으로 분절화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KOICA가 맡고 있는 무상원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김인 이사=1990년 4개국에 44명이 나갔던 KOICA 봉사단원은 현재 ‘월드프렌드코리아(WFK)’로 전 세계에 4500명이 나가 있다. 한국이 단기간에 산업화를 이루면서 민주화와 제도, 법규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특히 베트남, 캄보디아, 독립국가연합(CIS) 등 체제 전환국들은 한국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압축적으로 제도화한 것에 관심이 많다.

―유상원조(EDCF)의 과제는….


▽김성택 선임부행장=원조도 경쟁이다. 미얀마에선 각국이 서로 원조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한국의 ODA 규모가 16위로 커졌다고 해도 EDCF 1건당 5000만 달러 규모다. 5000만 달러로 고속도로를 닦을 순 없다.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

―한국의 원조 정책에 대한 민간과 기업의 평가는 어떤가.

▽손혁상 회장=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짧은 기간에 원조로 성공적인 수원국이 된 ‘수수께끼’ 같은 존재다. 한국이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갈지 주목하고 있다. 개발원조 잠재력이 매우 높다. 식민 지배를 한 번도 하지 않았고 독재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개발도상국과 정서적 공감대가 크다. 자본주의 초기의 서구 국가와는 성장 방식도 다르다. 개도국이 전수해 주기를 바라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원조하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한 성실한 해명과 설득이 있어야 했다. 원조의 질도 문제다. 최빈국에 대해 구속성 지원 비율이 너무 높다. 무엇보다 한국은 원조를 담당하는 기관의 인력이나 조직에 비해 맡고 있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국이 지향하는 개발·대외협력의 방향이 자주 바뀐다는 점도 문제다.

―개발원조와 기업의 활동은 어떻게 연계되나.


▽전진철 상무=그동안 ODA에 수동적으로 참여했다면 앞으로는 핵심 역량을 ODA와 접목해 성장도 이루고 수혜국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CJ는 2013년부터 KOICA와 공동으로 베트남 정부와 식품사업, 한류 세계화를 달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가 활성화하면 ODA 예산은 줄고 기업이 ODA에 기여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다. 기업이 수혜국의 발전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유가치창출(CSV) 사업도 추구할 수 있다.

―유엔 총회에서 포스트-2015 개발 어젠다인 SDGs가 공식 출범했는데….

▽이 국장=SDGs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할 일 목록”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이 교육, 보건, 농촌개발, 여성권익 신장, 거버넌스에서 기여하겠다며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 구상을 밝혀 큰 호응을 받았다. 양성평등지수가 낮은 15개국을 골라 내년부터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새마을운동이 유엔에 처음 소개됐다. 극빈층의 3분의 2가 개도국 농촌에 있기 때문에 농촌을 개발하지 않으면 빈곤 퇴치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새마을운동의 잠재력이 크다.

▽김 총재=유엔 설립 당시 초점은 국가 간 무역과 전쟁이었지만 지금은 경제·사회적 위협이 더 큰 문제가 됐다. 빈곤, 질병, 환경 악화 등을 모든 국가가 공통으로 처한 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엔의 중심도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경제사회이사회로 옮겨가고 있다.

―SDGs 채택 이후 ODA 방식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전 상무=밀레니엄개발목표(MDGs)에서 SDGs로 변화는 기업에 기업사회책임(CSR)에서 CSV로 변하라는 숙제를 줬다. 공공기관 주도의 MDGs와 달리 정책 전략 수립 때부터 기업이 함께 역량을 논의하고 협의하는 것이 SDGs의 취지에도 맞다.

▽손 회장=SDGs의 169개 목표를 특정 기관이 전담하기 어렵다. 전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 외교부나 총리실만 담당하기에는 이슈가 너무 많다. 청와대가 전담한다고 해도 가능할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재원 문제도 심각하다. 민간 재원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한국이 지향할 원조의 가치와 방향이 무엇인지도 제시해야 한다.

▽이 국장=국내 재원이 중요하지만 민간 재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ODA를 줄이는 방향이 돼서는 곤란하다. 한국이 원조를 받아 이룬 것을 돌려주는 나라로 인식될 수 있기를 바란다. 국민의 지지가 중요하다.


▼ 기존 밀레니엄개발목표 대체…
경제-환경 등 균형개발, 선진국 포함 ‘세상바꾸기’ 추구 ▼

유엔 총회 채택 지속가능개발목표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는 설립 70주년을 맞은 유엔이 밀레니엄개발목표(MDGs)를 대체하기 위해 올해 총회 개발정상회의 결과물로 채택한 글로벌 약속이다. 외교부는 SGDs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최대 업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천년(밀레니엄)을 맞아 국제사회가 절대 빈곤퇴치라는 개발목표를 제시한 게 MDGs였다면 SDGs는 이를 넘어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했다. 2030년까지 모든 형태·차원의 빈곤 종식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경제, 사회, 환경의 균형적 통합으로 지속가능개발을 이어가자는 게 초점이다. 올해 유엔 개발정상회의 제목을 ‘세상을 바꾸자(Transforming Our World)’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쟁과 같은 전통적 안보 위협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전염병(메르스·에볼라) 등 비전통적 위협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개발 분야가 부각되고 있다.

MDGs 덕분에 1일 1.25달러 이하의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1990년 이후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8억 명 이상의 인구가 절대빈곤 상태다. 절대빈곤의 수는 줄었지만 소득불균형은 확대되는 데다 전 세계 빈곤층의 4분의 3은 농촌에 거주한다. 여성, 장애인, 아동의 비율이 높다는 인식도 SDGs 추진 배경이 됐다. 한국 정부가 농촌개발을 돕고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1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MDGs는 선진국이 개도국에 시혜를 베푼다는 성격이 컸지만 SDGs는 선진국도 대상에 포함된다. 169개에 달하는 세부목표 이행을 정부에만 맡겨둘 수 없어 시민사회와 민간기업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도록 포용성을 키운 것도 특징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지속가능개발목표#유엔#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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