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늘갑옷 나무갑옷 금동투구… 삼국시대 ‘군복’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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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김해박물관 갑주 특별전

부산 복천동에서 발굴된 ‘철제 판갑옷’. 투구와 목가리개 등 여러 신체 부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부산 복천동에서 발굴된 ‘철제 판갑옷’. 투구와 목가리개 등 여러 신체 부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지금 국립김해박물관에 가면 길이 7cm, 너비 22cm의 검은색 나무 편을 하나 볼 수 있다. 얼핏 흔한 나뭇조각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우리나라 고대 무기사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유물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표면을 잘 갈아 낸 단풍나무 위에 1, 2cm 간격으로 뚫려 있는 조그마한 구멍들이 보인다. 이와 비슷한 여러 편들을 가죽 등으로 연결해 하나의 갑옷으로 만든 것이다.

경북 경산시 임당동 저습지에서 발견된 ‘목제판갑’은 우리나라에서 출토된 유일한 목제 갑옷이다. 일본에서도 야요이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목제 갑옷이 발견된 적이 있다.

국립김해박물관은 ‘갑주(甲胄·갑옷과 투구) 전사의 상징’ 기획특별전에서 목제판갑을 비롯해 김해 칠산동 비늘갑옷, 합천 반계제 금동투구 등 총 100여 점의 다양한 갑옷과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삼국시대 갑주는 고대 철기 제작 기술의 정수로, 힘을 과시하는 도구로도 쓰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삼국시대에 출토된 다양한 형태의 갑주를 소개하고 이것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했다.

김혁중 김해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고대 갑옷의 형태와 구조에 대해 아직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고대인들이 갑옷을 왜 이런 형태로 만들었고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삼국시대 주요 갑옷은 철로 만든 비늘갑옷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 비늘갑옷과 더불어 각 비늘을 가죽으로 연결한 재현 갑옷을 따로 만들어 관람객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금동과 철로 만든 ‘팔뚝가리개’도 전시된다. 다음 달 29일까지. 055-320-6833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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