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배달하며 이룬 꿈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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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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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퇴임… 62년 독자 김영일씨 청년희망펀드에 3000만원 기부

62년간 동아일보를 구독해온 김영일 씨가 6일 KB국민은행 우장산역지점에서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에 가입하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62년간 동아일보를 구독해온 김영일 씨가 6일 KB국민은행 우장산역지점에서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에 가입하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전쟁고아나 다름없었던 청년시절 동아일보를 배달하면서 꿈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청년희망펀드 가입에 저도 동참하고 싶습니다.”

62년간 동아일보를 구독해온 독자 김영일 씨(82)가 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KB국민은행 우장산역지점에서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상품에 가입했다. 그는 한 시중은행에서 평생 직원들의 구두를 닦아온 구두미화원이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했다는 본보 기사를 보고 동참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기자에게 가입 절차를 안내받은 김 씨는 이날 청년희망펀드에 일시금으로 3000만 원을 기부했고, 앞으로 매월 5만 원씩 추가 적립하기로 했다.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평양 제1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김 씨는 여름방학 때 학교에 비상소집돼 가족과 생이별했다. 전쟁이 끝나고 남한에 홀로 남겨진 그는 1953년부터 4년 동안 서울 종로구 효자동 지역에 동아일보를 배달해 생활비를 벌었다. 김 씨는 “당시에 신문을 배달하던 사람은 대부분 나와 같은 청년들이었다”며 “젊은 시절 아침저녁으로 신문을 배달하며 얼마나 고생하며 외롭게 살았는지, 그때를 생각하며 지금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생하는 청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젊은 시절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김 씨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인창고등학교에 입학했고 대학까지 어렵게 마칠 수 있었다. 졸업 후 교편을 잡은 그는 43년간 교직생활을 한 뒤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김 씨는 “어려웠던 시절에 동아일보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청년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좋은 기사를 써 달라”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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