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평가 ‘낙제등급’ 대학들, 수시 경쟁률 ‘희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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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수시모집 접수 현황 분석

15일 원서 접수가 끝난 2학기 대입 수시모집 결과,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사실상 낙제 등급(D, E등급)을 받은 대학들의 경쟁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강원대 등 일부 대학은 낙제 등급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쟁률이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교육부 평가에서 낙제 등급(D+)을 받은 강원대는 예상을 깨고 지난해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원대는 춘천캠퍼스와 삼척캠퍼스를 합해 지난해 3.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5.3 대 1로 올랐다. 지방 거점 국립대 중에서 유일하게 낙제 등급을 받은 강원대는 총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교수들이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내년부터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없고 국가장학금도 일부가 제한되는 등 불이익을 받는다. 그런데도 강원대가 선전한 것은 여전히 ‘국립대’라는 이점, 사립대와 비교했을 때 싼 등록금, 강원지역 학부모들의 선호 현상 등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로서는 강원대를 대체할 만한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을지대(D+) 역시 지난해 13.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올해 16.9 대 1로 뛰었다. D+∼E의 낮은 등급에 속한 대전대는 4.9 대 1에서 5.7대 1로, 신경대는 2.6 대 1에서 3.8 대 1로 경쟁률이 올랐다. 특히 신경대는 최하등급인 E등급인데도 경쟁률이 뛰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낙제 등급을 받은 32개 대학 중 23곳은 예상대로 수시모집에서 경쟁률이 폭락했다. 경쟁률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고려대 세종캠퍼스(D+등급)로 지난해 16.8 대 1이었으나 올해 8.8 대 1을 기록했다. D+등급인 한성대(17.3 대 1→13.1 대 1)와 평택대(10.4 대 1→7.4 대 1), D등급인 수원대(15.6 대 1→11.8 대 1)도 경쟁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중대(E등급)는 이번 수시모집에서 아예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학들은 이번 수시모집 결과가 정시모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낙제 등급을 받은 대학에 갈 경우 졸업 뒤 취업에 불이익이 따를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았다”며 “정시모집 전까지 대학들이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번 추세가 정시모집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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