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불법도박 프로그램 北정찰총국이 제작 유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포커게임 서버’서 北 IP 발견… 南서 대규모 외화벌이 가능성

북한 정찰총국이 국내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통시킨 사실이 6일 확인됐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 세계 보안 전문가들이 각종 프로그램 및 파일을 공유한 뒤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개설한 한 웹사이트에서 북한 정찰총국 인터넷주소(IP주소)가 숨어 있는 불법 도박 서버 운영 프로그램이 발견됐다. 프로그램명은 ‘Poker game server’다.

국내 화이트 해커 단체가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북한 정찰총국 고유 IP주소인 ‘175.45.178.○○’가 발견됐다. 북한 정찰총국은 2013년 방송사 및 금융회사 6곳의 PC와 전산망을 마비시킨 ‘3·20 사이버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조직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세븐포커, 바둑이 등 카드 도박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게 제작됐다. 한국어로 서버를 운영할 수 있고 전체 접속자 수 및 잭팟 금액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프로그램 운영 기간은 2013년 8월부터 최근까지다. 최소 2년 이상 북한 정찰총국이 한국인을 상대로 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깊이 관여하며 외화벌이를 했다는 뜻이다.

한 화이트 해커는 “해당 프로그램으로 수백 개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할 수도 있다”며 “직접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국내 범죄 조직에 서버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등 어떤 경우라도 북한 정찰총국은 국내에서 큰돈을 벌어들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