創農 농산물 가득… 朴대통령 “둘러볼수록 배가 고파지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먹방’보다 맛있는 창농 박람회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5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가 첫날부터 성황을 이뤘다. 많은 
예비 창농인들이 59개 지방자치단체가 부스를 차린 제2전시장을 찾았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5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가 첫날부터 성황을 이뤘다. 많은 예비 창농인들이 59개 지방자치단체가 부스를 차린 제2전시장을 찾았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오늘 박람회는 둘러보면 볼수록 배가 고파지는 박람회네요.”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2015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 전시장을 관람하던 도중 농담을 건네자 참석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행사장에 설치되어 있는 창농(창조농업 및 창조경제) 기업 상당수가 식품 관련 아이디어 상품을 전시하고 있어, 행사장 안은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박람회장에 30분 이상 머물면서 한국 농촌이 배출한 ‘스타 제품’을 관람하고 창농인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내는 등 농업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 박 대통령 “청와대서도 쌀 식품 홍보”

박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이 끝나고 바로 행사장 1층 스마트팜관에 설치된 CJ제일제당 부스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농민 양희관 씨(58)가 희귀 작물인 ‘동아’를 재배해 CJ제일제당의 외식 브랜드인 ‘계절밥상’에 납품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동아는 무와 비슷하게 생긴 박과 식물로 길이 60cm, 무게 10∼15kg에 이르는 작물이다. 최근에는 소비량이 줄어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박 대통령은 “예전에는 (동아가) 많았는데 지금은 사라졌다”며 “앞으로 다시 우리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 다음 박 대통령이 들른 곳은 쌀만 사용해 빵을 만드는 창농기업인 ‘쁘띠아미’ 부스. 빵에 들어 있는 단백질인 ‘글루텐’은 반죽을 부풀게 하는 핵심 성분이지만, 동시에 소화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글루텐이 없는 ‘글루텐 프리’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쁘띠아미 제품은 100% 쌀만 사용해 빵을 만드는 기술이 있어 해외 수출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이나 유럽은 글루텐 프리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며 “쌀 소비 촉진의 기회인 만큼 많이 알려 달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청와대도 9월부터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사랑채에서 쌀 가공식품 홍보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 대통령과 함께 박람회장을 참관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쁘띠아미 부스에 전시된 빵을 맛보고 “맛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들기름 업체인 ‘코메가’를 찾았다. 이곳은 들깨를 볶지 않고 기름을 짜내 일본에 수출하는 곳이다. 주한 일본대사관이 일본 정치인들에게 선물하려고 제품 250개를 주문하기도 했다. 정훈백 코메가 대표(55)가 “생들깨를 짜내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박 대통령은 “볶지 않으면 (들기름에 들어 있는) 오메가3는 어떻게 되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정 대표에게서 선물용 들기름 15개를 샀다.

○ 연단도 ‘창농 작물’로 장식

이번 창농귀농 박람회는 행사 구성부터 장식까지 다양한 창농 아이디어가 도입됐다.

이날 개막식이 열린 연단의 벽은 ‘벽화수’로 불리는 농업 아이디어 작물로 장식했다. 식물 모종을 재배해 벽에 붙일 수 있도록 해 자연적인 느낌을 강조할 수 있는 작물이다. 2009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일본에 로열티를 받고 종자를 수출하기도 했다. 박람회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종료되면 해당 벽화수 모종을 관람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국내 최대 농업 관련 박람회답게 이번 창농귀농 박람회는 행사 시작도 ‘나무’로 알렸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 홍문종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남경필 경기지사, 이낙연 전남지사 등 이날 참석자들은 행사 개막을 알리기 위해 연단에 설치한 작은 묘목 버튼을 한꺼번에 눌렀다. 그러자 연단 좌우에 설치되어 있던 ‘일자리 나무’에서 붉은색 꽃이 화려하게 피어났다. 이번 행사가 비록 작은 묘목에 불과하지만 곧 국내에 큰 일자리 꽃을 피울 것이란 의미에서 이뤄진 세리머니다.

한편 국내의 창농귀농 열기를 반영하듯 박람회 첫날인 28일에는 오후부터 일반인 관람을 시작했음에도 방문객 수가 1만여 명에 달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백연상 기자
#먹방#창농박람회#박근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