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 않으면 2026년 잠재성장률 1%대 추락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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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한국, 20년 전의 日 빼닮아”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구조 개혁을 진행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0년 뒤에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구조 개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 한국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7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우리 경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답습할 것인가?’란 주제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한국의 시장 구조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생산성 제고를 통해 잠재성장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잠재성장률이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성장률을 뜻한다.

KDI에 따르면 올해 3.1%인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내년엔 3.0%로 하락한 뒤 2026년 1.8%, 2031년 1.4%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노동 생산성이 개선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노동력이 유망 산업 쪽으로 신속히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로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어 탄력적인 구조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건설·조선업계에서 정부의 금융지원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이 늘고 있어 금융시장의 효율성도 하락하고 있다. KDI에 따르면 금융회사에서 만기 연장이나 이자 보조를 받는 부실기업의 비중(자산 기준)이 2010년 13.0%에서 2013년 15.6%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총인구증가율, 노인부양비율 등 한국의 인구 구조 관련 지표는 20년의 시차를 두고 일본을 그대로 쫓아가고 있다. 1인당 소득증가율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감소하는 모습도 20년 전 일본과 흡사하다.

정진성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한국이 일본을 쫓아가지 않으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한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 구조 개혁을 서둘러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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