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참된 나’를 찾는 휴식의 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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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사찰 ‘템플스테이’ 다양

1일 인천 강화군 연등국제선원에서 1박 2일 휴식형 템플스테이 참가자와 여신도들이 혜달 주지스님(가운데)이 통역을 하는 가운데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1일 인천 강화군 연등국제선원에서 1박 2일 휴식형 템플스테이 참가자와 여신도들이 혜달 주지스님(가운데)이 통역을 하는 가운데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휴식형 템플스테이, 집중참선 프로그램, 연꽃축제.’

멀리 떠나지 않고도 도심 속 사찰에서 알찬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인천 강화도엔 종교를 떠나 처음 만난 사람들도 허물없이 어울릴 수 있는 사찰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외국인 스님들이 수행하고 있는 연등국제선원(강화군 길상면 길직리)은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어로 불교 경전 공부하기, 참선 강좌, 한국문화 교육을 펼치는 곳이다. 인도 대사관과 문화원에 근무하는 인도인 2명과 내국인 5명 등 7명이 1, 2일 ‘휴식형 템플스테이’에 참여했다. 이들은 사찰에서의 기본예절과 1박 2일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저녁 공양을 하기 직전 야외 정자에서 주지 스님과 대화를 이어갔다. 2000년 한국에 온 혜달 주지 스님은 인도인이지만 한국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기 때문에 차를 마시며 대화 내내 통역을 했다.

인도문화원 직원인 인도인이 말문을 열었다. “저는 힌두교를 믿는데 힌두교인들은 인생에서 아기 때와 성인식, 결혼식 때 등 세 번 자기 정화의식을 치릅니다. 결혼식 때 ‘여신(아내)’에게 나를 바치지요. 그런데 여신이 결혼 이후 가끔 ‘악마신’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결혼을 소재로 농담이 오가자 참가자들이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이들은 오후 6시 목탁 소리가 들리자 묵언 속 저녁 공양과 설거지를 마치고 수양에 들어갔다. 2시간가량 불교기초, 참선법 강좌를 들은 뒤 발원문 반야심경을 따라 읽었다. 오후 9시 넘어 잠을 청한 뒤 오전 4시 기상, 108배 새벽예불, 좌선, 아침 공양, 산책, 사시예불, 간화선 동영상 감상, 점심 공양 등의 순으로 1박 2일간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마쳤다.

이 사찰은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성철 스님의 상좌였던 원명 스님이 해외포교에 진력하다 국내에 세운 절이다. 원명 스님이 2003년 입적한 이후 외국인 스님들이 주지를 맡고 있다. 요즘 인도와 러시아에서 온 스님 3명이 1박 2일 휴식형 또는 자율형 템플스테이와 3박 4일 집중참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4만∼5만 원인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수시로 이어지며 한 달에 한 번꼴인 집중참선 프로그램(10만 원)은 13∼16일 예정돼 있다. 032-937-7033, lotuslantern.net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꼽히는 전등사(강화군 길상면 온수리)는 4∼6일 중고교생 대상의 특별 템플스테이를 마련한다. 전등사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길이 3km의 삼랑성 숲을 거닐며 생태놀이를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는 마음거울 수양 등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참선 프로그램이다. 참가비는 10만 원. 학부모나 일반인도 경내에서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휴식형 템플스테이에 수시로 참가할 수 있다. 전등사는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는 2∼4인용 방을 제공하고 있다. 032-937-0125, jeondeungsa.org

고려팔만대장경을 판각한 선원사(강화군 선원면 지산리)는 5만 m² 논에 만개한 연꽃과 예술 공연, 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는 연꽃축제를 1일 시작해 3일까지 연다. 연근과 연잎을 이용한 다양한 연 요리도 시식할 수 있다. 경내 전시실에서는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인 목조각장 이방호 선생의 연꽃 조각품 30여 점과 1970년대 청와대 전속 사진기자가 찍은 박정희 전 대통령 일가 사진 30여 점을 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1977년 선원사를 사적지로 지정하도록 했다. 연꽃은 꽃대마다 3일씩 꽃잎이 피고 지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 꽃망울을 계속 터뜨린다. 행사 이후에도 논길을 거닐며 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032-934-8484, seonwonsa.com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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