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만에 발견된 잔해… 말레이항공 미스터리 풀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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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여객기 날개부품 유력… 마지막 교신지점서 5700km거리
인도양 프랑스령 섬 해안서 수거… 佛, 본토로 옮겨 정밀조사 착수

세계 항공 사상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인 지난해 3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 사건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29일 발견됐다. 인도양 동남부 프랑스령 레위니옹 섬 해안에서 실종된 MH370편의 잔해로 보이는 부품이 수거된 것이다.

MH370편은 지난해 3월 8일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이륙해 중국 베이징으로 가던 중 40여 분 만에 통신 두절과 함께 사라졌다. 이후 5000만 달러(약 585억 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 수색을 벌여왔지만 일말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509일 만에 드디어 마지막 교신 지점에서 5700km 넘게 떨어진 곳에서 잔해로 유력한 부품이 발견된 것이다.

이 부품은 이날 오전 해안을 청소하던 청소부가 우연히 발견했다. 그는 길이 2m, 너비 1m 정도의 흰색 물체가 여객기 잔해인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한 목격자는 “물체가 조개껍데기로 가득 뒤덮여 있었고 물속에 오래 있었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소식은 순식간에 전 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 항공당국은 이 부품이 MH370편의 잔해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프랑스 본토에 있는 연구소로 옮겨 정밀조사에 착수키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금까지 실종 여객기 수색 작업을 계속 이어오던 말레이시아 당국도 즉각 분석기술팀을 급파했다.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며칠 더 걸릴 예정이지만 미국의 보잉사 기술자들을 비롯해 여러 전문가는 이날 “사진에 찍힌 물체가 실종된 MH370편 보잉777기 날개 뒤편의 부품인 플래퍼론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바다에서 보잉777기의 부품이 나온다면 이는 MH370편의 잔해일 수밖에 없다. 1995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보잉777기는 지금까지 모두 5대가 추락했다. 2013년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과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등 앞선 4건의 사고는 모두 육지에 떨어져 잔해가 수거됐다. 바다에 추락한 보잉777기는 MH370편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워런 트러스 호주 부총리 겸 교통장관도 29일 “발견된 잔해가 실종 여객기의 부품이 맞는 것 같다”고 발표했다.

부품이 발견됐지만 여객기 본체까지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레위니옹 섬은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추락 지점으로 지목돼 1년 넘게 수색이 진행돼 온 호주 남서쪽 해상에서 4800km 넘게 떨어져 있다. 수색팀은 퍼스 남서쪽 6만 km² 범위의 우선수색구역에 실종기가 있을 것으로 확신해 왔는데 훨씬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여객기 잔해 추정 물체가 나타난 것이다. 조 하틀리 호주교통안전국(ATSB) 대변인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로부터) 16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호주 서쪽 바다로 들어간 물체가 인도양 서부까지 떠내려간 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앞으로 광범위한 지역을 수색해야 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여객기가 실종됐던 초기엔 26개국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의 국제 공동 수색작업이 펼쳐졌지만, 1년 뒤 모두 손을 뗀 상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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