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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고의 여름휴가” 400명 과학의 바다에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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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고의 여름휴가” 400명 과학의 바다에 풍덩

윤신영 동아사이언스기자 입력 2015-07-31 03:00수정 2015-07-3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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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아’ 첫 대형 과학강연회… ‘사이언스 바캉스’ 성황리 끝나
2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제1공학관에서 열린 과학 강연회 ‘사이언스 바캉스’에는 전국에서 400여 명이 모여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하루 동안 진행된 강연회에서는 국내 최고 과학자 12명이 참가자들에게 ‘지적인 휴가’를 선물했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 새벽부터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린 25일 오전. 여름방학에 토요일까지 겹쳐 조용하던 서울대 관악캠퍼스 제1공학관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친구와 짝을 지어 들어오는 고등학생, 부모와 다정하게 손잡은 중학생….

내년 30주년을 맞는 ‘과학동아’가 처음 개최한 과학 강연회 ‘사이언스 바캉스’가 열린 이날, 청소년과 성인 400여 명이 몰렸다. 광주에서 왔다는 김해민 씨는 “중학교 1학년인 자녀를 데리고 새벽 3시 30분에 일찌감치 출발했다”며 “좋은 강연 여러 개를 하루에 모두 들으며 지적인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부산, 포항,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청중이 모여들었다. 》
한국의 첫 인간형 로봇인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KAIST 교수는 로봇 손을 보여주며 참가자들에게 로봇 공학의 세계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 20세기 최고 과학자 아인슈타인 완전 정복

‘1915년과 2015년, 패러다임 변환의 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이 시작되자 노트와 펜을 쥔 참가자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1915년은 20세기 최고의 과학자로 평가받는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처음 발표한 해다.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은 “시공간 개념을 뒤바꾼 아인슈타인의 천재적인 발상은 재미없어 하던 특허국 업무를 담당하던 시절에 나왔다”면서 “이는 남들보다 왕성했던 호기심과 탐구에 대한 열정 덕분”이라고 말했다.

‘아인슈타인 완전 정복’은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국내 최고 아인슈타인 전문가 4명이 난해한 상대성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은 “아인슈타인은 질량을 가진 물체가 시공간과 상호작용 한다는 파격적인 발상을 떠올렸다”며 “상대성이론을 통해 블랙홀이나 팽창하는 우주 등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송용선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제를 끄집어냈다. 송 연구원은 “아인슈타인 덕분에 우주의 비밀이 많이 풀리기도 했지만, 우주가 점점 더 빨리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처럼 모르는 부분도 여전히 많다”며 “저 역시 이 문제를 연구 중이며 5년 뒤에 다시 와 답을 드리겠다”고 말해 청중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한국의 첫 인간형 로봇인 ‘휴보’를 개발한 오준호 KAIST 교수는 로봇 손을 보여주며 참가자들에게 로봇 공학의 세계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 휴보부터 유전자 가위까지 첨단 기술 조명

한국 최초의 인간형 로봇 ‘휴보(HUBO)의 아버지’로 알려진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손가락 5개가 달린 인간형 로봇의 손을 들고 등장했다. 앞줄에 앉은 참가자들은 로봇 손과 직접 악수하며 잠깐이나마 생생한 로봇공학의 세계를 경험했다.


오 교수는 지난달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재난대응로봇대회(DARPA 로보틱스 챌린지·DRC)에 휴보를 출전시켜 1등을 거머쥔 비결을 설명하며 고정관념을 깨는 발상을 강조했다. 대회에서는 휴보가 자동차에서 스스로 내리는 임무가 있었는데, 내리는 동작이 의외로 어려웠다. 오 교수는 “처음에는 로봇이 힘을 주고 차에서 내려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사람이 차에서 내리는 동작을 관찰해 보니 미끄러지듯 살짝 중력에 몸을 맡기는 순간이 있더라”면서 “휴보에게도 그 방법을 적용해 마치 착지하듯 내려오게 했다”고 말했다.

서동일 전 오큘러스VR 한국지사장은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쓰고 체험할 수 있는 영상을 보여 주며 가상현실이 바꿀 미래를 소개했다. 김호영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어렸을 때는 자동차를 연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20대 중반에 생체모방공학을 전공으로 택하면서 자연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며 진로 선택에서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석중 툴젠 연구소장은 최근 생명공학계의 최대 이슈로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를 집중 조명했다. 김 소장은 “2년 전만 해도 크리스퍼에 대해 아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지금은 그 어떤 유전자 교정 기술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며 “크리스퍼는 유전병 치료나 멸종 동물 복원 등에 활용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 8월 하순 강연 동영상 공개

행사에 참석한 경기 평택고 2학년 박도균 군은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가상현실 분야에서 창업을 하고 싶어 크라우드 펀딩(소액 투자자들의 인터넷을 통한 투자)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오늘 가상현실 강의를 듣고 나니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네이버, 네이버문화재단, 서울대 공대, 한국물리학회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다음 달 하순 네이버와 ‘사이언스 바캉스’ 홈페이지를 통해 강연 영상이 공개된다. 과학동아는 내년에도 제2회 ‘사이언스 바캉스’를 개최할 계획이다. 경기 동백중 1학년 박동현 군은 “내년에는 초끈이론으로 바캉스를 즐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기자 ashilla@donga.com
#과학동아#대형 과학강연회#사이언스 바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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