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t 객차 번쩍 들어올린뒤 바퀴 바꿔 폴란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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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친선특급 선로 좁아져 교체… 바르샤바서 철도기구 가입 토론회

러시아를 떠나 폴란드로 향한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29일(현지 시간) 벨라루스 브레스트 역에서 대차 교환을 위해 들어올려져 있다. 객차 무게는 26t에 이른다. 브레스트=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러시아를 떠나 폴란드로 향한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29일(현지 시간) 벨라루스 브레스트 역에서 대차 교환을 위해 들어올려져 있다. 객차 무게는 26t에 이른다. 브레스트=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19박 20일 대장정의 막바지에 이른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29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떠나 폴란드 바르샤바를 향해 이동했다. 열차는 벨라루스 브레스트 역에서 국경 검문과 대차 교환을 경험했다.

대차 교환이란 한 열차가 폭이 다른 두 궤도를 오가기 위해 객차와 차륜을 교체하는 과정. 러시아의 궤도 폭은 광궤로 부르는 1520mm인 반면 폴란드는 표준궤인 1435mm 간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차 교환이 필요하다. 승객이 타는 객차를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면 아래에 놓인 차륜(차축에 끼워져 차체의 하중을 지탱하며 구르는 바퀴)을 광궤용에서 표준궤용으로 바꿔 끼우는 방식이다.

남북한 등 대부분 국가는 표준궤를 사용하지만 러시아, 스페인, 몽골은 광궤를 쓴다. 13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는 북한 등 궤도의 너비가 다른 국가로 이동할 때 필요한 대차 교환 또는 환적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열차 전체를 바꾸려면 승객 하차는 물론이고 화물을 모두 내려야 하는 불편이 있어 열차 아래에 놓인 차륜만 바꾸는 방식으로 발달했다. 일부 화물열차의 경우 컨테이너를 통째로 옮겨 싣거나 곡물 등 벌크 화물은 기중기로 화차를 뒤집어 쏟아내는 환적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광궤를 택한 이유는 큰 열차로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데다 침략을 당했을 때 궤간이 다른 상대국이 물자 보급에 어려움을 겪도록 하려는 군사적인 목적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친선특급이 도착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한국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가입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은 26일 유라시아 친선특급 환영식에서 “OSJD가 정관 개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이 정회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정관 개정 역시 북한의 동의가 필요해 결과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바르샤바=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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