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달래는 美… 종신형 스파이 석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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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체포돼 30년째 복역중
美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스파이… 케리 “이란 핵협상과는 관계없다”

이스라엘에 기밀정보를 넘긴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미국 감옥에서 30년째 복역 중인 전 미 해군 정보분석가 조너선 폴러드(61·사진)가 올해 11월 석방된다.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스라엘을 달래기 위해 미국이 ‘폴러드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 “수십 년간 이스라엘과 미국이 벌인 외교적 논쟁의 중심에 있는 폴러드가 11월 21일 석방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적의 유대인인 폴러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논란을 일으켜 온 스파이다. 조국을 배신한 간첩이라는 비난과, 죄에 비해 형량이 과도하다는 동정론이 팽팽히 맞서 왔다.

텍사스 주에서 태어난 그는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후 해군 정보국 분석가로 활동했다. 중동권 내 미국 스파이 행위와 관련한 방대한 양의 기밀문서를 이스라엘에 넘겨준 혐의로 1985년 11월 21일 체포됐다. 체포 직전 그는 워싱턴의 이스라엘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으나 이스라엘 측은 양국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이를 거부했다.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노스캐롤라이나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해 왔다.

이후 미국 정치권을 상대로 폴러드 석방 로비를 펼쳐 온 이스라엘 정부는 1995년 옥중의 폴러드에게 시민권을 줬고, 정보 습득을 위해 그에게 돈을 지불한 사실도 1998년 인정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에 석방을 요청할 때마다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법무부 등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1998년 폴러드를 석방하려고 하자 조지 테닛 전 CIA 국장이 사퇴하겠다며 반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폴러드 석방이 이란 핵협상 타결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28일 의회 청문회에서 “가석방 조치는 핵협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그가 풀려나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스라엘#미국#종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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