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前대통령 공약… 10년간 우여곡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여야, 2015년초 운영주체 싸고 충돌… 朴대통령 “정치권 당리당략” 비판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건립 초기부터 10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전당은 2006년 제정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본격적으로 건립됐다. 2002년 당시 광주 지역에 대한 정치적 고려, 국가 균형발전에 무게를 둔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대선공약이었다.

5·18민주화운동의 핵심인 옛 전남도청 터에 전당을 짓다 보니 2008년 기공식 후 도청 별관 보존 문제를 두고 갈등이 생겨 2년 6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올 2월에는 전당의 운영 주체를 두고 여야 간에 찬반이 엇갈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역 정서를 고려해 안정적인 공무원 조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새누리당은 자립을 위해 운영 주체가 민간법인 형태여야 한다고 맞섰다. 3월 여야는 5년간 국가 소속 기관으로 운영한 후 결과에 따라 법인화 여부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문체부 관계자는 “문체부 공무원들이 순환보직으로 일정 기간만 전당 업무를 맡았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건립 과정을 거치면서 준비가 부실해졌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당을 예로 들며 정치권이 당리당략만 추구한다며 비판하자 야당 의원들은 “전당을 세금을 잡아먹는 곳으로 폄훼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수시로 정치적 목적이 개입되다 보니 정작 전당 건립 이후 운영과 효율성에 대한 제대로 된 고려는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전당 운영에는 연간 1000억 원 안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0년이라는 긴 시간과 8000억 원 이상의 혈세가 이미 투입된 만큼 최근 개통된 KTX 호남선과 연계한 ‘문화관광’ 등 전당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광주=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