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014년 346만대 매매… 중고차, 이젠 황금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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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고차 매매단지 ‘엠파크시티’ 확장 착공 계기로 본 현황

《 16일 인천 서구 가좌동의 동화엠파크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인 ‘엠파크시티 타워’. 넓은 공간에 밝은 분위기, 쾌적한 시설은 막연히 중고차 시장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이미지와는 달랐다. 2011년 문을 연 이곳은 81개 회사가 입주해 동시에 차량 4500대의 전시가 가능하다. 3∼9층의 전시장 외에도 식당과 편의점 등 방문객을 위한 시설도 잘 갖췄다.

이날 동화기업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엠파크시티 타워 인근에서 ‘엠파크시티 M1’의 착공식을 열었다. 엠파크시티는 M1이 완성되면 기존 타워와 랜드를 합쳐 연면적 24만7000여 m²(약 7만4720평)에 동시에 차량 1만여 대를 전시할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중고차 단지로 변신하는 것이다. 》

인천 서구 염곡로의 중고차 매매단지 ‘엠파크시티’의 특징은 쇼핑몰 같은 쾌적한 환경과 엄격한 관리 시스템이다. 엠파크시티 타워 전시장에 중고차량들이 전시돼 있다.
인천 서구 염곡로의 중고차 매매단지 ‘엠파크시티’의 특징은 쇼핑몰 같은 쾌적한 환경과 엄격한 관리 시스템이다. 엠파크시티 타워 전시장에 중고차량들이 전시돼 있다.
대기업, 중고차 시장에 도전장

국내 중고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9년 196만 대였던 중고차 거래대수는 2012년 328만 대, 2013년 337만 대를 거쳐 지난해엔 346만 대로 늘었다. 신규 자동차 시장이 2009년 148만 대에서 2014년 167만 대로 소폭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인 셈이다. 중고차 시장 규모를 금액으로 봐도 연 30조 원으로 세계 10위권에 이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은 중고차시장이 신차 시장 규모의 3배가 넘는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기업에는 중고차 시장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가 없다”고 설명했다.

2000년부터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SK그룹의 계열사인 SK엔카는 영향력을 크게 확대했다. 전체 중고차 거래의 30% 정도가 SK엔카 사이트를 거쳐 거래된다. 26개가량의 오프라인 직영센터도 있어 온·오프라인 사업도 연계하고 있다.

대기업의 렌터카 업체들도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렌터카 1위 업체인 롯데렌터카(옛 KT렌탈)는 지난해 3월 경기 안성시에 중고차 경매장을 열고 직접 관리한 차량을 공급하고 있다. 2위 업체인 AJ렌터카도 2013년 중고차 매입전문브랜드 AJ셀카를 출범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2014년 11월부터 중고차 매입서비스인 ‘오토벨’을 시작했다.

16일 열린 신규 중고차 매매단지 ‘엠파크시티 M1’의 기공식 모습. 동화기업 제공
16일 열린 신규 중고차 매매단지 ‘엠파크시티 M1’의 기공식 모습. 동화기업 제공
‘레몬마켓’ 이미지 크게 개선

대기업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한때 질 낮은 상품만 판매되는 이른바 ‘레몬마켓’으로 불리던 중고차 시장의 이미지는 크게 개선됐다. 기존 중고차 시장은 허위 미끼 매물, 바가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소비자들을 현혹할 만한 조건의 차량을 올려놓고 실제론 다른 차량을 파는 비양심적인 매매업자들이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동화엠파크 중고차 거래단지의 강점은 쾌적한 시설환경뿐만 아니라 엄격한 관리 시스템에있다. 이 회사는 허위·정보조작 매물을 막기 위해 철저한 입출고 시스템으로 차량을 통제한다. 고객이 성능을 직접 점검하고 사고 이력을 100% 조회할 수 있는 점도 차별화됐다. 고객들은 단지 곳곳에 있는 60여 개의 키오스크(공공장소에 설치된 스크린 형태의 정보단말기)를 통해 차량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브랜드와 차종을 직접 선택해 차량의 운행거리, 연식, 사고 이력, 차량 위치 등을 파악한다.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고객의 고충을 해결해 주는 ‘엠파크클레임센터’도 운영 중이다. 노주영 동화엠파크 마케팅전략팀장은 “매매업자와 고객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매매단지 운영자로서 좀 더 적극적으로 조정의 역할을 하는 곳이 클레임센터”라고 소개했다.

기업의 차량 평가 서비스도 주목

중고차 매매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은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들의 공통 목표다. 이를 위해 중고차 매매 과정에 직접 개입하기도 한다.

AJ셀카는 2013년 업계 최초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방문해 차량 평가부터 판매까지 돕는다. 접수를 위한 콜센터도 365일 24시간 운영 중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오토벨도 자동차를 팔 때 이용하면 유용한 서비스다. 소비자가 전화를 하면 차량 상태를 진단해 주고 판매가 가능한 가격도 알려준다. 소비자가 원하면 중고차 경매장에서 경매를 도와준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경기 시흥과 광주, 경남 양산 3곳에서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 중이다.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중고차 거래를 하려면 먼저 철저하게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우선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이 실세로 판매되는지와 차량 실소유자와 판매자가 동일한지 살펴봐야 한다. 중고 자동차의 평균 시세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홈페이지(carku.kr)에 가면 중고차표준시세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ecar.go.kr)과 보험개발원의 중고차사고이력정보서비스 홈페이지(carhistory.or.kr)에서 자동차의 압류, 저당, 사고 이력도 살펴볼 수 있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를 팔 때 직거래를 하면 비교적 적은 거래비용으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지만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매매업체를 끼고 팔면 편리하지만 적정가격을 받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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