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박 vs 비박’서 ‘친유 vs 반유’로 전선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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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유승민 겨냥 공세 이후 ‘劉사단’ 급부상… 친이계도 힘 보태
친박계 재결집에 충청권 의원 가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이 이어지면서 당내 세력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이라는 기본 대립구도에 더해 ‘반유승민’ 대 ‘친유승민’이라는 프레임이 겹친 양상이다.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면서 대결 구도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 속에서 새롭게 부상한 세력은 ‘유승민 사단’이다. 원내지도부인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김세연 정책위부의장, 민현주 이종훈 원내대변인 등이 대표적이다. 유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당선된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유 원내대표를 옹호하고 있다

비박계 재선 그룹도 유 원내대표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29일 긴급 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을 때 “최고위에서 일방적으로 사퇴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집단 성명서를 배포한 김성태 김용태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성명파 일부는 유 원내대표보다는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것이 특징이다. 친박계의 유 원내대표 공격이 김 대표에게로 번질 것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친이(친이명박)계 이재오, 정병국 의원 등도 유 원내대표 진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반박(반박근혜) 성향이 작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승민 사퇴’를 연일 외치고 있는 친박계는 지난해부터 서울시장 후보 경선, 국회의장 선출 및 전당대회, 원내대표 당내 경선에서 연패 행진을 했다. 자연스럽게 당내 위상은 쇠락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친박계는 재결집에 나섰다. 대통령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이 적극적이며 초선 김태흠 이장우 의원 등이 선봉에 나서고 있다.

친박계는 아니지만 김태호 최고위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유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이인제 최고위원 등 충청권 의원 10여 명도 유 원내대표가 6일 사퇴하지 않을 경우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과 김영우 수석대변인, 김학용 대표비서실장은 유 원내대표 지키기에 나선 재선 의원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친박계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 논란이 일단락되는 6일까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의원총회를 소집해 정면 대결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더라도 친박계 인사 중 원내대표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여의치 않다.

고성호 sungho@donga.com·강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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