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상위 1%에게만 유리한 경제정책, 그 해결 방안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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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이시의 1 대 99를 넘어/로버트 라이시 지음/안기순 옮김/
204쪽·1만2800원·김영사

‘경기 활성화와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 법인세를 인하해야 한다.’ ‘재정 적자로 인해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왠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문장들이다. 수년 간격으로 잊을 만하면 단골로 등장하는 뉴스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진보 정치경제학자이자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 30년간 최저 세율을 적용받아 온 상위 1%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경제 정책을 분석하고, 나머지 99%에게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불리한지에 대해 깊이 있게 파헤쳤다.

저자는 경제와 민주주의가 특정 세력에 의해 왜곡돼 가는 원인을 밝히고, 부자 적용 세율 인상, 상위 0.5%인 부유층에 대한 재산세 2% 부과, 금융 거래 0.5% 세금 부과, 국방 예산 삭감, 값비싼 의료비 통제, 교육과 사회기반시설 투자, 월스트리트 거대 은행의 규모 제한 등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해법으로 ‘부자에게 적용하는 세율을 1981년 이전 수준으로 인상하라’, ‘치솟는 의료비를 메디케어로 통제해야 한다’ 등 11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언급하며 “불평등의 심화는 미국에 그랬듯 한국에 지금보다 큰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부의 불평등을 풀 구체적인 해법으로 ‘대학 입학 절차를 향상시켜 능력이 뛰어난 저소득층 자녀에게 고소득층 자녀와 똑같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줘라’, ‘직업과 기술교육의 질을 강화해라’, ‘저소득층 자녀가 조기 아동 교육과 보살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노동시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격차를 줄여라’, ‘근로소득세 공제와 기타 제도를 확대해 저소득층 가정이 지금보다 많은 몫을 받을 수 있도록 해라’ 등의 방안을 제안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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