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유기농커피에 삶과 철학을 담다” 카페다의 향긋한 카페이야기

  • 입력 2015년 5월 29일 10시 48분


코멘트
2008년 커피의 매력에 빠져 살던 한 청년은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커피와 도넛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D기업 로스팅 담당자 1인 선발시험에 만점으로 합격했다는 전화였다. 청년은 뛸 듯이 기뻤지만, 정중히 제안을 거절한다.

그 이유는 하루 전날 이미 그의 형과 함께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사업자등록까지 마쳤기 때문이었다. 그 사업이 바로 ‘카페다’였다.

에디터 임종현 포토그래퍼 김현진 촬영협조 카페다 (070-7518-2508)
‘카페다’(www.cafeda.co.kr)는 2개의 커피전문점을 운영함과 동시에 유기농원두 및 로스터기 판매, 카페컨설팅, 바리스타 교육, 커피머신 보일러 스케일 청소 및 수리까지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일을 종합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그중 ‘카페다’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하는 사업은 유기농생두를 대량으로 구입해 자체개발한 로스팅 기술과 블렌딩 기술로 만든 유기농원두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대표제품인 ‘카페다 유기농 하우스블렌드’와 ‘카페다 유기농 에스프레소’는 뛰어난 맛과 향으로 커피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난 상태다.

용산과 독립문에 있는 ‘카페다’ 직영점 2곳을 제외하고도, ‘카페다’ 커피전문점은 10여 곳이 더 있다.

이곳들은 ‘카페다’ 유기농원두의 뛰어난 맛을 알게 된 점주들이 ‘카페다’ 쪽에서 모든 원두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카페다’의 이름을 사용하기를 원한다고 요청했고, ‘카페다’ 측에서 흔쾌히 허락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카페다’에 들리는 손님 중에는 뛰어난 커피 맛에 반해, 어떤 원두를 사용하는지 묻는 손님들도 많다고 한다. 과연 ‘카페다’ 커피는 다른 커피와 무엇이 다를까?

형제이기도 한 ‘카페다’의 김병훈 대표와 김병희 상무이사를 만나 커피 향기 가득한 ‘카페다’의 이야기를 들었다.
<카페다, 용산점>
<카페다, 용산점>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이름 ‘카페다’

김병희 상무이사는 학생 시절부터 커피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20대 초반부터 커피 관련 일을 다양하게 했다. 원두와 로스팅 기계영업은 물론 카페 인테리어도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보니 카페를 차리려는 예비업주들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카페와 관련된 일을 한 번에 도맡아서 모두 처리해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상무이사 : “결국 형과 깊은 대화를 나눈 끝에 저희가 그런 회사를 만들기로 한 거죠. ‘카페다’라는 이름은 회사를 만들기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커피랑 관련된 일을 다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다’자를 붙인 것도 있고, 길을 지나다 ‘저기 카페다!’하는 지칭의 의미도 있어요. 또, 한자로 ‘多, 많을 다’의 의미도 있고, ‘茶, 차 다’의 의미도 있습니다.”

대표 : “덧붙이자면, 당시만 해도 저는 커피 쪽이 아닌 아이티 쪽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동생에게 갑자기 전화가 걸려오더니, ‘카페다’라는 이름이 떠올랐는데 인터넷 도메인을 미리 사놓으라 하더라고요. 카페다 사업을 하기 훨씬 전이라 시기적으로 빨라서 다행히 ‘카페다’라는 좋은 이름의 도메인을 살 수 있었습니다.”

<지난 4월 23일, 201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COSMOBEAUTY SEOUL)에 참석한 카페다>
<지난 4월 23일, 201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COSMOBEAUTY SEOUL)에 참석한 카페다>


유기농 커피만을 고집


카페다의 커피는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커피를 취급한다. 유기농원두는 원가가 비싸고 보관이나 유통과정 등에 까다로운 점이 많을 텐데 유기농커피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커피는 농약을 많이 치기로 유명한 식품이다. 커피는 특히 해충들의 공격을 많이 받는 식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는 농가에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투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무이사 : “그럼에도 유기농을 통해서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농가들도 있습니다. 저희 역시 그런 농가와 생각을 함께합니다. 생산자와 그 가족들의 생명까지도 책임지는 농부를 생각하면 우리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유기농커피가 일반커피보다 몸에 좋을 거라는 건 다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유기농커피가 확실히 더 맛있다는 것입니다. 10잔을 놓고 테스트를 해봐도, 유기농커피는 맛만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커피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일본에서 제작된 유기농 관련 다큐멘터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본 다큐멘터리에는 일본의 한 농부가 유기농법으로 사과를 재배한 사례가 나온다.

그 농부는 6년 동안 실패를 거듭하다 7년째에 이르러서야 유기농 사과재배에 성공한다. 그리고 농부가 재배한 유기농사과와 일반사과를 함께 두고 저속촬영을 통해 오랜 시간 관찰한 화면을 보여준다.

대표 : “일반사과는 쉽게 썩어 흉측해지는데, 유기농사과는 수분만 빠지면서 예쁘게 오그라들더라고요. 너무나도 큰 차이에 깜짝 놀랐죠. 그때 확실히 ‘건강한 토양에서 자란 유기농커피가 맛은 물론이고 건강에도 훨씬 좋겠구나’하는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유기농커피만을 만들자고 결심하게 된 거죠.”



카페다 유기농원두 제품의 특징

대량생산되는 공장의 대형 로스팅 기계는 커피생두가 마대 채로 이송기라는 기계적인 장비를 거쳐서 로스터기로 들어가 볶인다. 물론 그 과정에서 돌 같은 커다란 불순물은 걸러지지만, 생두 한 알 한 알에 대한 검증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상무이사 : “저희 로스터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같은 스몰 로스터들은 원두 한 알 한 알을 살피며 일일이 벌레를 먹었거나 곰팡이가 낀 콩들을 다 골라내죠. 그러니깐 품질이 우수하고 맛이 균일할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입니다.”

대표 : “무엇보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노하우는 블렌딩이에요. 다양한 산지의 다양한 개성을 가진 생두를 어떻게 블렌딩 하느냐가 좋은 커피 맛의 관건이죠. 시큼한 맛이 나는 커피, 고구마향이 있는 커피, 꽃향기 나는 커피 등 생두를 블렌딩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낼 수 있어요. 저희는 오랜 연구 끝에 최고라 자부하는 블렌딩조합과 로스팅 기법으로 맛있고 깊은 향을 내는 원두를 만들게 된 겁니다.”

유기농 커피 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2014년 이전에는 ‘식품위생법’과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을 참고하여 유기농커피생두를 구매하면 됐다. 그러다 2014년부터는 오로지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에만 근거해서 유기농 커피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유기농 인증은 더욱 까다로워졌고, 해외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많은 유기농커피 매장들이 유기농생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카페다는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대표 : “그 위기의 순간, 우리는 한정된 유기농생두를 통해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노력했어요. 그 노력과 그동안의 노하우가 합쳐져 지금 ‘카페다’에서 이름 붙인 ‘플레이버인젝션’이라는 로스팅 공법으로 만든 카페다 원두제품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겁니다. 저희 유기농 원두제품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고요. 이 공법은 현재 특허 출원 상태에요.”


<김병희 상무이사의 저서 ‘커피 이론과 실무’>
<김병희 상무이사의 저서 ‘커피 이론과 실무’>
세계를 돌아다니며 배운 커피의 본질

김병희 상무이사는 이탈리아, 일본, 대만 등 세계를 누비며 커피 관련 교육을 연수받는 등 깊이 있게 커피에 파고들었다. 그 결과, 김 상무이사는 커피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커피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었다.

상무이사 : “이탈리아의 로마와 베네치아 등을 돌아다니며 느낀 거는 정말 커피가 일상의 한 부분이란 것이었죠. 어느 상황에서건 커피를 즐겨 마시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맛을 떠나 건강 차원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점이었어요. 저도 그곳에서 머물며 매일 좋은 커피를 마시다보니, 커피가 정말 몸에 약이 된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커피의 카페인과 클로로겐산 등의 성분들이 가진 유익성을 체험하게 된 거죠. 일본과 대만에서도 커피를 건강음료로 여기는 분위기가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커피의 장점보다는 단점들이 더 부각됐는데, 커피를 잘만 마신다면 몸에 약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카페다’의 경영철학과 미래

카페다는 진정으로 커피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겐 이미 유명한 곳이 되었다. 이러한 카페다는 단순한 유기농커피전문점이라는 차원을 넘어, 실천적환경운동 본부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김병훈 대표는 소비자들 스스로 환경운동가임을 자부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 :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때 카페다의 제품, 사람, 정신도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좀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지구의 한 구성원으로서 빌려 쓰는 지구를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는 데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상무이사 : “커피를 즐기는 분들에게 ‘카페다’의 유기농커피를 단 한 번만이라도 마셔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정말 자신 있거든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유기농 커피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유기농채소나 유기농과자더라고요. 그래서 유기농커피가 별 특별할 게 없거나 일반커피보다도 맛이 떨어지진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그런 편견은 정말 ‘카페다’ 커피를 한 번이라도 마셔보시면 바로 바뀔 겁니다.”
커피 한 잔을 소비하는 소비자들도 단순히 내 건강에 좀 더 유익한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 커피를 재배하는 농가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친환경 유기농법을 존중하는 의미로 착한소비에 동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카페다’는 소비자들의 이런 착한 소비를 존중하며, 앞으로도 계속 생산자들과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취재 임종현 기자(kss@egihu.com), 촬영 김현진 사진기자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