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세계 첫 선박 2000척 인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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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만에 역사적 기록 달성… 출발앞선 유럽-日업계 따돌려
선박 종류 다양화로 위기 돌파… 세계시장 점유율 9%로 1위 수성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선박 2000척(누적기준)을 인도하며 세계 조선업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974년 1호선을 인도한 이래 41년 만이다. 선박 2000척 인도는 한국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유럽이나 일본 조선업체들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드릴십 오션 블랙라이언호를 미국 다이아몬드 오프쇼어사에 인도함으로써 누적 인도 선박 2000척 기록을 세웠다고 25일 밝혔다. 선박 2000척을 톤수(GT·선박 전체의 용적을 톤수로 환산한 개념)로 환산하면 1억2600만 GT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건조한 선박 총 톤수(6380만 GT)의 2배에 육박한다.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51개국, 총 308개 회사에 2000척을 인도했다. 국적별로는 그리스가 254척으로 가장 많다. 이어 독일 238척, 일본 120척, 덴마크 101척 순이다. 선박 종류별로는 컨테이너선이 583척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이어 탱커 23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 147척 등이다.

현대중공업은 창립(1972년) 11년 만인 1983년 선박 수주와 건조량 부문에서 당시 세계 조선업계를 주도하던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1위 조선업체로 올라섰다.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1985년 특집호에서 1983년 건조량을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을 조선 부문 세계 1위 업체로 선정했다. 당시는 1973년과 1978년 각각 1, 2차 오일쇼크로 위기를 겪은 뒤여서 의미가 컸던 성과였다.

신흥 조선업체였던 현대중공업은 이후 초대형 유조선(VLCC) 외에도 다목적 화물선, 벌크선, 목재운반선 등으로 생산 선박을 다변화했다. 1975년에는 수리조선소인 현대미포조선을 세웠다. 1976년에는 선박용 엔진 생산을 위한 엔진기계사업본부를 발족해 세계 1위 엔진생산업체(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35%)가 됐다.

글로벌 조선해운 조사회사 클라크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현대중공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9%로 세계 1위다. 2002년 3월 세계 최초로 선박 인도 1000척의 기록을 세운 데 이어 2012년 3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선박 인도 1억 GT 기록을 달성했다. 각종 최초와 최대의 역사도 써왔다. 2005년 1월 최초로 1만 TEU(I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올해 2월에는 세계 최대 원통형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인도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단일 기업으로서 선박 2000척 인도는 세계 조선 역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중국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끊임없는 혁신과 공법 개선을 통해 세계 정상 자리를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현대중공업#선박#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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