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금리인상에 무게… 국내 큰영향 없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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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Fed의장 “2015년내 인상” 재확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겠다는 뜻을 다시금 분명히 했다. 전 세계적인 환율전쟁의 영향으로 미국도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9월 또는 12월 미 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올해 안에 금리 높일 것”

옐런 의장은 22일(이하 현지 시간) 미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 지역 상공회의소에서 “올해 안 어느 시점(some point this year)에는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높이기 위한 초기 조치에 나서고 통화정책의 정상화 절차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고용과 물가가 우리(연준)의 목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통화정책 강화를 늦춘다면 경제를 과열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는 2008년 12월부터 연 0∼0.25%로 유지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 같은 초저금리 상태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시장에 돈을 풀었다. 스탠리 피셔 미 연준 부의장이 최근 “양적완화는 비통상적인 방법이자 나쁜 마술”이라고 지적한 대로 일종의 비상 대책이었다. 따라서 옐런 의장의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앞다퉈 인하하며 ‘환율전쟁’에 나섬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달 말 발표된 미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 역시 기대 이하인 0.2%를 나타낸 것도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이번 발언을 통해 연내 금리 인상을 다시 한번 못 박았다.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22일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0.29%, 0.22% 떨어졌다. 특히 남미 아르헨티나(―2.06%)와 브라질(―1.33%) 증시는 급락했다. 미국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 전문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속도가 관건”

이제 시장의 관심은 미 금리 인상 시기에 쏠리고 있다. 옐런 의장은 연내 금리 인상이 실현되기 위한 조건으로 “노동시장 여건의 지속적인 개선”과 “물가가 중기적 관점에서 2%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을 거론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9월이나 12월부터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연준이 주목하는 경제지표들에 여전히 해결돼야 할 문제가 남아 있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금리 인상 시기는 12월이 유력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8일부터 13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경제분석가 54명 중 42명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 9월을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 정부가 강조해 온 것처럼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급격히 이뤄지지만 않는다면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2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625억 달러로 중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대만, 브라질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수년간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린 것은 저금리 정책이었다”며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더라도 금리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등 당분간은 자산시장 친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고하다”고 말했다.

단, 가계부채는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돼 우리 시장금리가 덩달아 오르면 가계대출 상환 부담이 크게 불어날 우려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카드 빚 포함)는 1089조 원에 달한다.

장윤정 yunjung@donga.com·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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