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kt, 한화에 시원한 복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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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23일 6-1 크게 앞선 9회초 도루… 신명철 “예의 없다” 발끈, 후배들 자극
팀 창단 이후 한 경기 최다 13득점

23일 kt-한화전이 한화의 6-1 승리로 끝난 뒤 kt의 베테랑 신명철은 한화 더그아웃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격한 말을 쏟아냈다. kt 주장 신명철이 흥분한 이유는 한화 선수들이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6-1로 앞선 9회초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한화 강경학은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런데 kt 선수들은 도루에 대비한 수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상대를 자극할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야구의 불문율을 어겼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서 9회 5점 차가 ‘불문율’을 어긴 건지는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투고타저가 극심한 요즘 한국 야구에서 5점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점수 차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복수는 이기는 것이다. 받은 만큼 똑같이 되갚아주면 된다. 신명철의 행동은 kt의 후배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자극이 된 듯했다.

kt는 하루 뒤인 24일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13-4로 역전승하며 시즌 9승째를 거뒀다. kt 선수들은 한화 투수들의 제구력 난조 틈을 놓치지 않았다. 2-4로 뒤진 5회초 한화 선발 유먼은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은 뒤 강판됐다. 구원 투수 김민우도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줬다. 무사만루에서 김상현은 동점 2타점 2루타를 쳤고, 후속 장성우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kt 타선은 5회에만 안타 5개와 볼넷 4개를 묶어 대거 7득점 하며 승기를 잡았다.

kt는 이날 팀 창단 후 한 경기 최다 득점(13점)과 한 이닝 최다 득점(7점)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신명철은 이날 경기 후 “전날 순간적으로 화가 나 그라운드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점은 반성한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상대가 페어플레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앞장서 후배들을 보호하겠다. 오늘 똘똘 뭉쳐 승리를 거둬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후배들이 독기를 품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KIA는 광주 경기에서 1점 홈런 등으로 2타점을 올린 외국인 선수 필의 활약을 앞세워 삼성을 2-0으로 꺾었다. 필은 전날 경기에서도 8회 결승타를 쳐 1-0 승리에 기여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독기#kt#한화#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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