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수술하는 류현진… “커트 실링을 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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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링, 1995년 8월 관절와순 수술… 9개월 뒤 돌아와 1996년 완봉 8번
2400이닝 더 던지고 2009년 은퇴… “수술이 25%라면 75%는 재활”

‘괴물 투수’ 류현진(28·LA 다저스)이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다저스 구단은 21일 “류현진이 내일(2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어깨 수술을 받는다. 관절경 수술이며 팀 주치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가 집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올 시즌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시즌을 접게 됐다.

올해로 9년째 다저스 선수를 돌보고 있는 엘라트라체 박사는 어깨와 팔꿈치, 무릎 부상에 정통한 스포츠 전문의다. 현재 그가 재직하고 있는 켈런조브클리닉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전문 병원이다. 1974년 처음으로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에 성공한 로버트 켈런 박사와 프랭크 조브 박사가 설립한 병원이다.

류현진이 재활을 포기하고 수술을 선택한 이유는 정확한 통증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깨는 근육과 연골이 얽혀 있는 복잡하고 민감한 부위다. 엘라트라체 박사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어깨 수술이 관절와순(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섬유질 연골)의 간단한 청소(클린업)로 끝날 것인지, 이보다 심각한 연골 파열을 봉합하는 수술로 확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관절경을 넣어 부상 부위를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알 수 있다. 어떤 수술이냐에 따라 회복에는 6개월에서 2년이 걸린다.

많은 투수가 어깨 수술을 두려워한다. 성공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류현진이 롤 모델로 삼을 만한 대표적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216승(146패)을 거둔 커트 실링(49)이다.

필라델피아에서 뛰던 1995년 8월 실링은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당시 29세로 지금의 류현진과 비슷했다. 실링은 관절와순 손상 4단계 중 2단계 이상의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침착하고 꾸준한 재활로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수술 후 9개월 만인 1996년 5월 마운드로 돌아와 강속구를 뿌렸다. 그해 그는 무려 8차례나 완봉승을 거두며 9승 10패, 평균자책점 3.1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이후 그는 2009년 은퇴를 발표할 때까지 20년 넘게 2400이닝 이상을 던졌다. 올스타에 6번 뽑혔고, 3차례나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했으며, 2001년에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진정한 그의 전성기는 어깨 수술을 받은 이후에 펼쳐졌던 것이다. 그는 어깨 수술 후 재기에 성공한 최초이자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다.

3년 전 뉴욕 양키스의 마이클 피네다가 똑같은 증상으로 수술대에 올랐을 때 그는 피네다를 응원하며 이렇게 말했다.

“처음 어깨에 칼을 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나도 무척 놀랐다. 그런데 수술을 한 뒤에 직구 구속이 빨라져 156km까지 던질 수 있었다. 정말 마법 같은 일이었다. 내 말을 믿어라. 모든 건 수술 후 재활에 달려 있다. 의사들은 우리 몸을 100% 회복시킬 수 있다. 25%가 수술이라면 나머지 75%는 재활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수술#류현진#커트 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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