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램 머피 “지젤, 170년만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꿨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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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서 첫선… 호주 대표 안무가 그램 머피

다음 달 13일 고전발레 ‘지젤’을 재해석한 ‘그램 머피의 지젤’을 한국에서 세계 초연하는 호주 출신의 안무가 그램 머피.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다음 달 13일 고전발레 ‘지젤’을 재해석한 ‘그램 머피의 지젤’을 한국에서 세계 초연하는 호주 출신의 안무가 그램 머피.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유니버설발레단(UBC)이 발레의 고전 ‘지젤’을 새롭게 해석하는 도전에 나선다.

다음 달 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그램 머피의 지젤’이 무대에 오른다. 영화 ‘마오의 라스트 댄서’에서 안무를 맡았던 호주의 대표적인 안무가 그램 머피(65) 버전으로는 세계 초연이다. 31년간 호주 시드니 댄스 컴퍼니 예술감독을 지낸 그는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에 영국 찰스 왕세자와 그의 숨겨진 연인 커밀라,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삼각관계를 입힌 재해석으로 세계 무용 평단에서 주목을 받았다.

20일 서울 광진구 UBC에서 만난 그는 “한국 관객들이 그동안 접해온 정통 클래식 발레 지젤은 170년간 공연되며 음악과 발레 동작이 풀로 접착된 것처럼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지젤을 재해석하면서 한국 관객들이 기존에 봐온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의 지젤을 떠올리지 않고 새로운 눈과 영혼, 마인드로 다른 차원의 지젤을 만날 수 있도록 내용과 안무, 음악, 의상들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램 머피의 지젤은 종래의 지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친절한 스토리라인을 갖췄다. 처녀귀신 윌리들의 우두머리 미르타가 왜 처녀귀신이 됐는지, 지젤의 어머니 베르테와 아버지 울탄이 어떤 사람이며 이들로 인해 지젤이 처녀귀신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등이 새롭게 창작돼 1막에 앞서 프롤로그 무대로 등장한다. 결말 또한 원작과 다르게 끝난다.

머피는 “원작 지젤을 볼 때마다 생긴 궁금증들이 지젤을 재해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원작 지젤의 백미는 2막에 등장하는 처녀귀신 윌리들이 수놓는 아름다운 군무다. 그는 이 장면에 대해 “원작에선 사랑하는 남자를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처녀귀신들이 너무나 친절한 춤을 춰 늘 의아했다”며 “이번 작품에선 윌리들의 군무를 다소 공격적이고 격렬하게 풀어봤다”고 했다. 실제 이날 공개된 일부 장면에서는 변화된 군무를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직선적이면서도 현대무용에 가까운 동작이 많았다.

안무뿐 아니라 윌리들의 의상과 분장도 180도 바뀌었다. 그는 “18명의 윌리들과 지젤은 기존의 로맨틱한 분위기와 달리 은색 머리를 하는 등 창백한 캐릭터로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황혜민 강미선 김나은이 지젤,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이동탁 강민우가 알브레히트로 출연한다. 1만∼10만 원, 1544-1555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그램 머피#지젤#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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