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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뽕짝 ‘모람’에 꽂힌 그들…“세상에 우리 라이벌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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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뽕짝 ‘모람’에 꽂힌 그들…“세상에 우리 라이벌은 없어”

임희윤기자 입력 2015-04-24 03:00수정 2015-04-24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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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내한공연 가진 日 DJ듀오 ‘소이48’의 다카기 신스케 - 우쓰키 게이치
20일 오후 서울 와우산로에서 만난 일본 DJ 듀오 ‘소이48’의 다카기 신스케(왼쪽)와 우쓰키 게이치. 태국 가수 다오 반돈과 앙카낭 쿤차이의 레코드를 보며 음악 수다를 떨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소이48(Soi48·소이포티에이토)’은 일본에서 가장 독특한 DJ 듀오다.

멤버 다카기 신스케(35)와 우쓰키 게이치(34)는 첨단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이 아니라 1970년대 태국의 트로트에 해당하는 ‘모람’ 장르의 판들을 주로 튼다. 이들의 첫 한국공연이 19∼20일 서울 이태원과 신촌의 클럽에서 열렸다. 뿅뿅 대는 구식 신시사이저 소리와 선동적인 반복 리듬, 날카로운 여성 보컬이 뒤섞인 태국음악은 똠얌꿍의 첫맛처럼 시큼하고 아릿한 음향으로 실내를 울렸다. 소이48이 태국 미얀마 터키 그리스 음악에서 엄선한 곡으로 채운 앨범 ‘라이브 앳 소이48(Live at Soi48)’도 국내 헬리콥터레코즈를 통해 20일 발매됐다.

“우리 같은 팀은 일본에 우리뿐이고 세계에도 거의 없다.”

이들이 ‘태국 뽕짝’에 빠진 건 10년 전 일이다. 동료 DJ였던 둘은 10년 전 태국 방콕을 여행했다. 택시를 잡아탔는데 차 안에 들리는 음악이 묘했다. 하우스뮤직처럼 미니멀하게 쪼개진 비트의 반복… 가사 없이 구음을 내는 보컬…. 택시 운전사에게 “이런 음악 파는 데로 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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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점까진 왔는데 태국어를 모르니 난감했다. 다음 날부터 휴대용 CD플레이어를 들고 가 종일 틀어박혔다. 판매대에 꽂힌 모든 CD를 들어보며 좋은 걸 선별했다. 1년에 몇 번씩 이 일을 반복했다. ‘이렇게 특이하고 좋은 음악을 우리만 알기 아깝다’는 생각에 구입해온 태국 음반을 도쿄의 댄스클럽에서 틀기 시작했다. 입소문이 퍼졌다. 둘은 소이48을 팀명으로 정했다. 그날 구한 CD와 음악정보를 공유하며 지친 몸을 쉬던 방콕의 48번가 카페를 떠올리면서. 소이는 태국어로 길(路)이라는 뜻.

의지는 커졌다. 클럽에서만 틀지 말고 세계에 소개하자는 쪽으로. 오사카에 본사를 둔 엠레코드(EM record)와 제휴해 1970년대 태국음악계 영웅인 앙카낭 쿤차이, 다오 반돈의 1974, 1975년작 LP레코드를 지난해 재발매했다. “세계적으로 각각 3000∼4000장씩 팔렸어요. 영국, 미국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소이48은 음반에 직접 일본어 해설을 달고, 가사를 3개 국어(태국어, 영어, 일어)로 실었다. 태국에서도 자국의 옛 음악은 빠르게 잊히고 있고 태국 정부나 음반업계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소이48도 자료를 찾을 수 없어 직접 옛 가수들 집을 수소문해 인터뷰하며 연구했다.

“젊은이들이 이런 음악으로 놀게 되면 국가가 기록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전승되겠죠.”

소이48은 방한한 김에 한국의 DJ 소울스케이프, 하세가와 요헤이와 안면을 텄다. “태국음악을 세계에 소개할 책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케이팝 인기도 극소수의 관심에서 출발했지만 이제 해외에 신중현 선생 마니아도 있죠. 저희가 태국음악으로 통하는 관문이 됐으면 합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소이48#DJ 듀오#다카기 신스케#우쓰키 게이치#모람#태국 뽕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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