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자연+빈티지+여행~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김혜정의 마당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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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4월 23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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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가구와 조명으로 독특하게 꾸민 거실. 여행 중 구입한 바구니에 털실을 담은 뒤 곳곳에 두어 손뜨개 공방 같은 느낌이 난다.
빈티지 가구와 조명으로 독특하게 꾸민 거실. 여행 중 구입한 바구니에 털실을 담은 뒤 곳곳에 두어 손뜨개 공방 같은 느낌이 난다.

손뜨개 책 ‘집과 뜨개질’ 의 저자이자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인 김혜정 씨의 집은 한옥처럼 집 중앙에 네모난 마당이 있다. 구조는 한옥같지만 외관은 모던한 느낌이 나고, 그 안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빈티지 소품들이 가득해, 그야말로 다양한 느낌이 버무려져 독특한 분위기가 난다. 볕이 따스하게 내리던 날 그의 집으로 봄나들이를 떠났다.
경기도 파주 번화가에서 10여 분 정도 떨어진 산속에 들어서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신상’ 집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김혜정의 보금자리다. 원래 이 자리에 있던 오래된 한옥에 살던 그는 지난해 옆집에 사는 목수와 뜻이 맞아 한옥을 허물고 집을 새로 지었다. 그의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집 한가운데 위치한 마당이다. ‘ㅁ’자 한옥처럼 집 중앙에 마당이 있는 구조로 거실, 주방, 작업실 등 집 안 어디에서나 마당이 한눈에 보인다. 마당을 통해서 하늘이 한눈에 보여 집은 하늘을 품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집을 지으려고 마음먹고 ‘지금 나에게 가장 좋은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보통 집을 짓는 사람들이 10년 뒤에도 살기 좋은 공간을 만들었다고 자랑하곤 하는데, 그 말이 참 바보같이 들렸거든요. 저는 10년 뒤보다 바로 지금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제가 원하는 집이 바로 이곳이에요. 마당이 있고, 햇살이 잘 들어오며, 어디에서나 하늘을 볼 수 있는 집 말이죠.”

1 김혜정 씨의 집은 ‘ㅁ’자 한옥처럼 집 중앙에 네모 모양의 마당이 있고, 마당을 빙 둘러 거실, 방, 주방이 있는 구조로, 집 안 어디에서나 마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당을 통해서 1년 3백65일 탁 트인 하늘을 볼 수 있다. 2 주방은 2층까지 천장을 높이고 창을 내 하루 종일 햇살이 들어온다. 주방 중앙에 커다란 테이블을 두어 지인들과 음식을 나눠 먹는 공간이자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3 김혜정 씨는 그릇을 직접 만들고 싶어 도예가 이수천 선생에게 도예를 배웠다. 주방에는 8년간 만든 그릇이 가득한데, 아끼는 그릇은 튼튼한 원목 수납장에 수납해두었다.
1 김혜정 씨의 집은 ‘ㅁ’자 한옥처럼 집 중앙에 네모 모양의 마당이 있고, 마당을 빙 둘러 거실, 방, 주방이 있는 구조로, 집 안 어디에서나 마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당을 통해서 1년 3백65일 탁 트인 하늘을 볼 수 있다. 2 주방은 2층까지 천장을 높이고 창을 내 하루 종일 햇살이 들어온다. 주방 중앙에 커다란 테이블을 두어 지인들과 음식을 나눠 먹는 공간이자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3 김혜정 씨는 그릇을 직접 만들고 싶어 도예가 이수천 선생에게 도예를 배웠다. 주방에는 8년간 만든 그릇이 가득한데, 아끼는 그릇은 튼튼한 원목 수납장에 수납해두었다.

독특한 구조의 집에는 예사롭지 않은 소품들이 가득 차 있다. 20여 년을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면서 하나둘씩 모은 빈티지 가구와 소품, 그리고 네팔과 인도 등을 여행 다니며 구입한 실로 만든 뜨개 소품으로 인테리어를 꾸며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집은 다양한 소품을 전시한 패션 매장이나 카페, 그릇 가게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동안 주로 의류 매장이나 카페 등 상업 공간을 작업해온 그의 감수성이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관문을 열면 빈티지한 느낌의 철제 신발장과 원목 수납박스가 놓인 정감 어린 풍경이 펼쳐진다. 현관과 이어진 거실에는 시계를 재활용해 만든 조명, 기다란 원목 스피커 등 여느 집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이색적인 소품들이 가득하다. 거실을 지나면 침실과 작은방이 이어지고, 모퉁이를 돌면 주방이 나온다. 주방은 철제 싱크대와 원목 테이블로 꾸며 카페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하루 종일 햇살이 들어와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고 뜨개질을 하는 공간으로 애용한다. 주방 끝의 커다란 슬라이딩 문 뒤에 숨어 있는 계단을 오르면 다락방처럼 아늑한 느낌이 나는 작업 공간이 펼쳐진다.

집의 모든 공간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연결돼 있는데, 그중 김씨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거실이다. 햇살이 쏟아지는 날, 거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뜨개질을 할 때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이 든다는 그는 오늘도 마당이 보이는 작은 빈티지 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하며 봄을 만끽하고 있다.

1 철제 신발장과 원목 수납박스로 빈티지하게 꾸민 현관. 신발장 위에는 도자기 오브제를 조르르 올려 앤티크한 느낌을 더했다.

2 화이트 타일 벽에 원목 패널로 포인트를 줘 카페처럼 꾸민 주방. 철제로 싱크대를 만들고 코발트블루 유리 조명을 달아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난다. 가스 배관을 수납걸이 삼아 주방용품을 걸어둔 아이디어도 눈여겨볼 것.

3 앤티크 숍에서 구입한 시계를 활용해 만든 조명과 꽃수가 놓인 밸런스가 어우러져 로맨틱한 분위기가 나는 창가.

4 음악을 사랑하는 그가 거실을 꾸밀 때 특히 신경 쓴 것 중 하나는 음향 시스템이다. 원목으로 스피커를 만드는 작가 한결의 스피커를 보고 한눈에 반해 구입했는데, 천장이 높은 거실에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음향도 좋아 대만족!

1 2 작은방은 고가구와 철제 빈티지 소파로 동양적이면서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바닥에 유리병으로 만든 조명을 두어 은은한 빛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도록 연출한 아이디어도 굿!

3 책, 뜨개실 등을 담은 다양한 크기의 바구니를 세팅한 뒤 스탠드 조명을 비춰 아늑하게 꾸민 작은방의 코지 코너.

1 그의 작업실은 집 너머 산이 한눈에 보이는 2층에 자리하고 있다. 본업인 인테리어 스타일링을 구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중앙에 큰 테이블을 놓고, 한쪽 벽 전체는 책장을 짜 넣어 실용적으로 꾸몄다. 마치 도심 속 북카페 같은 느낌이 든다.

2 2층으로 연결된 계단 중간에는 그가 만든 손뜨개 매트를 세팅해 경쾌하면서 아늑하게 연출했다.

3 계단 정면의 창에는 빈티지 베개를 쌓아두어 정감이 묻어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김혜정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애장품
1 단골 앤티크 숍에서 한눈에 반해 구입한 원목 바구니와 뜨개실.
2 터키 여행 중 구입한 접시. 컬러감이 살아 있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제격이다.
3 도예 스승 이수천 선생이 만든 도자 접시.
4 김혜정 씨가 직접 손뜨개로 만든 오리 모양 와인병 커버.
5 20여 년 전 홍콩에서 구입한 물고기 모양 오븐 장갑.
6 김혜정 씨는 취미로 하던 손뜨개 작업이 소문나 지난해 가을 ‘집과 뜨개질’이란 책을 냈다. 책에는 그가 그동안 정성껏 만든 뜨개 작품과 작업 이야기가 담겨 있다.
7 물고기를 좋아하는 그를 위해 독일에 사는 지인이 보내준 물고기 모양 오브제. 창가에 걸어두면 바람 불 때마다 춤을 추듯 움직인다.

기획 · 한여진 기자 | 사진 · 홍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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