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마음이 모든 것 좌우하는 시대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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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미래/미치오 카쿠 지음·박병철 옮김/580쪽·2만4000원·김영사
2015년의 예측, 미래의 상식이 되나

왼쪽부터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영화 ‘매트릭스’ 네오, 기계몸에 뇌를 이식한 ‘공각기동대’ 쿠사나기, 가짜 기억을 이식한 ‘토탈리콜’ 퀘이드. 미치오 카쿠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대중문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동아일보DB
왼쪽부터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영화 ‘매트릭스’ 네오, 기계몸에 뇌를 이식한 ‘공각기동대’ 쿠사나기, 가짜 기억을 이식한 ‘토탈리콜’ 퀘이드. 미치오 카쿠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대중문화 속 상상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동아일보DB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TV, 책을 말하다’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2015년 작 ‘마음의 미래’, 오래전 출간된 책입니다.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소령, ‘토탈리콜’의 퀘이드 씨를 패널로 모셨습니다.

▽쿠사나기=꿈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으로 전송하고, 특정 기억이나 기술을 사람의 뇌에 다운로드하고…. 뭐, 지금은 당연하지만 그 당시에는 기적 같은 일로 생각됐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퀘이드=‘평행우주’ ‘끈이론’을 연구하던 이론물리학자가 마음을 연구한 것은 필연적인 결과예요. 태양계에 속한 은하수에는 1000억 개의 별이 존재하는데 인간의 두뇌 속 뉴런 수와 비슷해요. 이 책은 당시로서는 뇌, 신경분야 세계적 석학들의 최신 연구 결과와 두뇌생물학, 이론물리학을 총동원해 ‘마음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세밀하게 분석했어요.

▽네오=마음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가를 알기 위해 뇌, 신경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을 만나고 두뇌생물학, 이론물리학을 총동원해요. 저자의 말대로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98.5%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존재죠. 책은 ‘시공간 의식이론’, 즉 여러 공간, 시간, 다른 개체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날 수많은 변수를 뇌 안에서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을 통해 과거를 평가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인간 의식의 실체라고 봐요. 이는 뇌 전전두피질에서 일어납니다.

▽쿠사나기=당시 미국 브라운대 존 도너휴 교수팀은 사지마비 환자의 뇌 표면에 4mm 센서를 이식해 뇌의 신호대로 움직이는 인공 팔 연구에 성공했죠. 인공 팔에 감각이 없어 사용자가 컵을 세게 쥐어 깨뜨리자 인공 팔에 센서를 넣어 질감을 파악한 후 신호를 바꿔 뇌에 보내는 기술도 개발됐죠.

▽네오=이건 제 전공이죠(웃음). 저자는 이런 감각 기술(haptic technology)을 통해 뇌에 자극을 줘 허상이지만 촉감, 감각 등 현실 세계와 똑같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가상의 공간 홀로덱(holodeck)에서 무술연습을 하는 것처럼요. 아예 뇌-기계가 아닌 뇌-뇌 인터페이스가 구축되면 브레인넷(Brain-net)도 구축할 수 있어 생각 전체를 어디로든 전송할 수 있다고 분석해요. 당시 워싱턴대 연구진은 뇌전도(EEG) 헬멧으로 뇌에서 발생한 신호를 타인 뇌에 전송해 팔을 움직이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어요.

▽퀘이드=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기억’으로 연결시킨 부분도 있죠. 기억은 뇌의 신피질, 대뇌변연계 등 다양한 부위에 저장돼 있고, 전전두엽에서 조합돼 기억으로 떠오릅니다. 이때 두뇌를 스캔해 뉴런 간 신호를 디지털데이터로 전환하면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죠.

▽쿠사나기=
자신의 기억을 복사해 컴퓨터나 네트워크에 옮겨 불사(不死)의 존재가 되면 그게 나인지는 모르겠네요. 기술 부작용을 막을 사회 인식, 제도 보완에 대한 고민도 책에 담겨 있어요. 책 내용 중 여전히 이루지 못한 것도 많아요. 인간의 의식을 순수한 에너지 형태로 만들어 우주로 보낼 수 있다는 저자의 논리는 지금 봐도 놀라워요.

▽사회자=열띤 토론이네요. 이 책은 신체적 능력에 의존하며 살았던 과거와 달리 미래는 ‘마음’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세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2014년까지의 뇌과학 연구와 발전 방향을 기반으로요. 너무 많은 분야를 총망라해 전개가 다소 어수선하지만 독자에게는 혁신적인 이야기로 다가갔을 거예요. 지금은 상당 부분 이뤄졌어요. 저자가 말하잖아요. ‘어떤 새로운 기술이 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이를 실현하는 데 거의 아무 문제가 없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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