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 저수율 30%… 어민들 수개월째 생계 막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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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타는 한반도]봄가뭄 신음하는 중부지방
충주호 수위 역대 3번째로 낮아… 1m만 더 내려가면 유람선 스톱

비가 오지 않으면서 강원 충청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심각한 봄 가뭄 피해를 보고 있다.

강원 인제군 소양강 상류지역은 강바닥을 드러낸 채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이 일대에서 내수면 어업에 종사하는 소양호 인제어촌계 소속 63명의 어민들은 수개월째 수입이 없어 생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매년 1월 열리던 인제빙어축제가 가뭄으로 무산되면서 빙어 판로가 막혀 타격을 본 어민들은 지난달 중순부터는 아예 물이 말라 배를 띄우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김종태 인제어촌계장(62)은 “29년 동안 이곳에서 일을 해 왔는데 올해 같은 상황은 처음”이라며 “어촌계원 가운데 절반가량은 어업에만 종사하는 사람들인데 고기를 못 잡으니 살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다음 달 2일 인제군청을 방문해 어민들에 대한 생계 지원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할 방침이다.

강원도내 곳곳의 식수원이 마르면서 주민 생활 불편도 커지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시군에 지원된 급수량은 520차례에 걸쳐 2800t에 이른다.

소양강댐은 저수위가 급감하면서 1973년 댐 준공 이후 네 번째로 낮은 수위를 기록했다. 소양강댐관리단에 따르면 30일 현재 157.08m로 정상적인 용수 공급 하한선까지 7m만 남아 있다. 저수율은 30%. 이 때문에 소양강댐은 25일부터 용수 공급량을 기존 초당 35.9t에서 27.8t으로 22%가량 줄였다. 또 이날 댐 준공 이후 처음으로 기우제 및 안전기원제를 열기도 했다.

충북 충주호(제천지역 명칭은 청풍호)도 지난해 ‘마른장마’에 이어 올해 봄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에 따르면 30일 현재 충주호의 수위는 만수위인 141m에 23m 모자란 117.85m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 수위인 113m(1997년)와 5m 차이에 불과하다. 저수율 역시 1986년 충주댐이 준공된 뒤 역대 3번째로 낮은 27.1%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주호 유람선 선착장 일대 바닥은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졌고, 충주댐 건설 당시 물에 잠겼던 충북 단양군 단성면의 옛 건물 터가 드러나고 있다. 충주호를 운항하는 3개 유람선 업체들도 운항 중단을 걱정하고 있다. 충주호 수위가 최소 116m 이상을 유지해야 중형 선박과 쾌속선 등의 운항이 가능한데 이보다 낮아지면 어쩔 수 없이 운항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유람선 업체 관계자는 “유람선 운항이 중단되면 관광객이 줄어들고, 지역 내 숙박업소나 식당 등에도 영향을 줘 지역 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제=이인모 imlee@donga.com / 장기우 기자
#소양강댐#봄가뭄#중부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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